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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8912686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1-09-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케냐, 마야카
Sorry Sorry Sorry
스리랑카 고타베야
홍콩인 패트릭
CP Fall in Love
토요시마 선생
타이완, 리짱
오오키 선생
나와 전무
한국인 하시리야
이란인, 지미
야쿠자 가네무라
에미상 DV
보일러실의 카메라
요르단, 자빌
뻥쟁이 폴
바람둥이 마샬
국비 유학생 카이루루
케이시
진상
보보루치
사쿠라바
여행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거 먹어. 안초비 코코넛밀크 덮밥.”
접시에 한가득 밥과 빨간 무엇이 올려져 있었다. 먹어보지 않아도 어떤 맛인지 알 것 같았다. 말레이시아 유학생 특히 카이루루가 자주 해먹는 요리였다. 말레이시아 요리도 처음이었지만 말레이시아 학생과 같이 지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거 먹는 거 맞아?”
“응, 먹어. 맛있어.”
베토벤의 작품으로 치면 교향곡 9번 정도로, 격정을 단번에 잠재우는 그 어떤 무엇. 마치 백마 탄 왕자님 혹은 용감한 전쟁 영웅을 맞이하듯 내 몸은 ‘안초비 코코넛밀크 덮밥’을 무섭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맛있다는 말보다는 몸에 넣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른다.
<국비 유학생 카이루루> 중에서
“죄송합니다. 요즘 도난 사건이 많아서요.”
“그럼 아무나 의심해도 되는 건가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동을 유심히 본 것 같은데 외국인이 전부 범죄자는 아니거든요!”
“죄송합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사만티카와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외국인임을 절절히 느끼고 말았다. 억울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참았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또 참았다.
<사만티카> 중에서
한국과 이란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금세 눈물을 흘리며 “내 눈물은 진주야.”라고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농담을 했다. 진주! 인어의 눈물인가? 엄청난 고통으로 흘린 눈물의 대가가 진주라고 했다. 지미가 진주가 고통이라는 것을 어디서 듣고 ‘내 눈물은 진주’라고 말한 걸까? 지미의 고통, 진주 그리고 눈물.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지미의 씁쓸한 기억을 알지 못했다. (중략) 내 앞에서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쓰는 지미는 나와 헤어지면 이란인 집단의 우두머리로 변신했다. 그의 한마디에 덩치가 산만 한 이란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그의 친구라는 이유로 나를 깍듯이 대접했다.
그다음 해, 지미는 비자가 없다는 죄로 출입국관리국에 붙잡혔다. 면회를 가서 만난 그의 모습은 재미있는 지미도 아니고 우두머리 지미도 아니었다. 떨고 있었다.
<이란인 지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