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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919012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7-06-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_ 비명
2장_ 순찰
3장_ 복수
4장_ 범인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오전 9시경 여자화장실에서 미소노를 발견한 사람은 중년의 여자청소부였다. 강의동 2층의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개별실을 여는 순간, 피투성이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청소부는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와 관리실에 상주하는 경비원에게 알렸다. 그리고 경비원 두 명이 개별실 바깥쪽으로 상반신이 나와 있는 미소노의 시신을 즉시 확인했다.
칼에 찔린 상처는 몸의 왼쪽에 집중되었고, 피를 많이 흘렸지만 거의 굳은 상태였다고 한다. 사후경직이 손가락과 발가락에 이른 걸 보면, 사망하고 시간이 꽤 지난 듯했다. 그런데 미소노가 살해된 시각에 기묘한 일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어젯밤 10시 반쯤 여자응원단 두 명이 화장실에 들어가려 했는데, 안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비명이라기보다 원숭이의 울음소리 같은 금속음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유이와 다섯 번 데이트했다. 그런데 여섯 번째 데이트가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
유이의 이미지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청초하고 진지하며 청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일단 옷 때문이다. 데이트할 때마다 그녀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 적어도 대학에서 봤던 그녀의 옷차림과는 상당히 달랐다.
항상 무릎에서 20센티미터는 올라간 미니스커트에 가슴이 드러나는 블라우스나 셔츠를 입었다. 청초한 얼굴과 대담한 옷차림의 불균형은 나에게 강렬한 자극을 선사했다.
옷과 마찬가지로, 유이의 태도와 말투도 변했다. 처음에는 말투에 정중함과 친밀감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배려심이 부족한 말을 태연하게 함으로써 마음의 상처를 주곤 했다.
유이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에 노골적인 혐오감이 드러났다. 나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그녀의 냉정한 태도가 살의의 결정적인 추진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때 유이가 다정하게 대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내 결심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말았을 텐데.
살인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나는 그것을 말려줄 불가항력적인 힘을 무의식중에 기다렸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그녀를 살해할 것 같다.
제발 누가 좀 말려다오. 제발 나를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