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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919014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8-02-2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_ 악의
2장_ 살육
3장_ 사인(死因)
4장_ 광기
5장_ 심연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고독사는 내게 무척이나 절실한 테마였다. 나보다 다섯 살 많은 형이 오랫동안 혼자 살다 5년 전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심장마비였다.
그리고 나도 올해 쉰여섯이 되었다. 형이 세상을 떠난 나이다.
20년을 같이 산 아내와는 6년 전 이혼했다. 외동딸은 아내와 같이 사는 쪽을 선택했고, 나는 오기쿠보 역 앞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한다.
딱히 건강이 안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사립대학에 강의하러 가는 것 말고는 집에 거의 틀어박힌다. 그러다 갑자기 심장발작으로 몸부림치며 숨을 거두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별의 형태는 최악이었다. 이혼하기 직전에 우리는 고등학생 딸인 지구사 앞에서까지 증오를 드러내며 서로 으르렁거렸다.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번 어긋난 톱니바퀴는 영원히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듯했다.
서로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가 증오를 팽창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응어리가 되어 쌓이고 또 쌓였다. 성격 차이. 결국 이런 평범한 이혼 사유가 우리에게도 해당되었다.
겉포장을 벗기자 다시 신문지가 나왔다. 손에 닿는 느낌이 생선과 비슷했다. 신문지가 물기를 머금어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한꺼번에 벗기려 하자 조각조각 떨어져 더 힘들었다. 과감하게 한가운데부터 뜯었다. 미끄덩거리는 기분 나쁜 감촉이 손가락 끝에 남았다.
뒤에서 비단을 찢는 듯한 비명이 들렸다. 류노스케였다.
구토증이 솟구쳤다. 나도 모르게 코와 입을 막았다. 눈앞에 기이한 ‘생물’이 자리해 있었다. 얼음에 채워진, 보라색으로 변한 사람의 손이었다. 손가락 다섯 개가 가지런히 놓인 소시지처럼 보였다. 작게 찢긴 신문지가 손등에 반점 모양으로 흩어져, 사람 피부에서 우글거리는 구더기를 연상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