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꽃잎마다에 들어 있다

1 산은 꽃잎마다 들어있다
산은 꽃잎마다 들어있다
꽃들이 심상치 않다
돌담불 아래
풀꽃 같은 사람
꽃잎은 얼마나 숨져야
목부용 꽃잎이 간 곳은
찔레꽃이 피었다
봄, 요녀같은
여름산
물뱀의 몸 속으로
굴참나무 숲
제 홀로 피는 꽃이 있을까
제 꽃 한 송이 피워낸
붐빌수록 쓸쓸해지다
노루목
꽃 한 송이 피울 수 없는
바람이 되어 가는 길
관음으로 현현한 감나무
가을에야 드러내는 본색
산죽, 온몸이 시퍼런
관이 하얀 새
겨울새 2
억새
허수아비, 얼굴
매를 맞는 목어

2 아내의 신발을 보며
아내의 신발을 보며
아버지 산소에서
고향집 마당에서
호미와 낫
아들에게
손녀를 보며
신탄진역에서
어머니의 텃밭에서
우체통이 있는 낡은 풍경
누워버린 오뚝이
로데오 거리에서
두억시니
고향의 봄날

3 바라춤을 추는 승니
봉정암 가는 길
구담폭포에서
가을 강가에서
금병산에 올라
노장일갈
연꽃을 보며
옹달샘에게
나무들의 욕심
목풀은 점안을 하고
매미스님의 설법
바라춤을 추는 승니
봉원사 가을
팔공산 석굴암 대불
신라신종 비천상
관봉대불
월정사에서
운주사 와불

4 청의 장군 이야기
겨울 이야기 1
겨울 이야기 2
인어 이야기
청의 장군 이야기
종년 이야기
토금인 이야기
먹구렁이 이야기
상사뱀 이야기
달구아재 이야기
쇠돌 이야기 1
쇠돌 이야기 2

작품해설
정신과 자연의 대대_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