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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유학/해외연수/이민
· ISBN : 9788982180958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06-12-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흔들리지, 흔들리잖게'
느리고 아름다운 愛
자녀에게 남겨줄 유산 "너희와 함께했다"
시각장애인과 버스기사가 맞잡은 손
사랑과 감동 속에 시경이 수술 받다
한국의 장애 현실, 여전히 배가 고프다
입양아 부모 교육열 '뜨겁다'
돌아보고 깨우치는 生
어학연수에 대한 생각
고딩은 노느라 대딩은 공부하느라 '코피터진다'
캐나다 영어 산업, 한국 학생이 '봉'이다
이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누가 캐나다를 '천국'이라 하는가
내가 외국에 산다고?
기쁘고 행복한 人
내 마음속의 스승들
'룸'에서 빛난 한국의 긍지
되찾은 보물 '김근준'
기산 그림에 서양이 반했다
토론토의 국악 전도사, 유경
퍼포먼스 삶을 살다 간 천재 백남준
김훈에 대한 추억
프랑스의 강운구, 한국의 브레송
시끄럽고 재미난 世
캐나다 일간지와 벌인 한국인 '월드컵 싸움'
하늘엔 러브호텔이 떠 있고?
정권 뒤바꾼 9백억 원 부패 스캔들
음주운전은 만국 공통의 '공공의 적'
갈색 향이 빚어내는 지적 활동의 윤활유
공정거래로 '커피 농민' 살리자
커피는 '착취'를 먹고 자란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가 가라고 등을 떠민 것은 아니지만 막상 캐나다라는 새 땅에 오고 보니, 내 신세가 꼭 대학 시절 애처롭게 지켜본 이식된 나무와 같은 꼴이었다. 1998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났던 고려인들, 스탈린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열차에 태워 쫓아보낸 이들의 불행에 비한다면야 나의 그것은 '낯섦' 정도일 것이다. 그래도 수중에는 십수 년 직장 생활에서 얻은 퇴직금과 작은 아파트를 팔고 온 돈, 말하자면 그냥 까먹어도 얼마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게다가 캐나다는 최소한 배는 곯리지 않는 나라여서 굶어 죽을 염려 또한 없었다.
그래도 실뿌리를 내리는 데 적지 않게 아팠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제적으로 불안했으며, 정신적으로는 더 불안했다. 그 불안함은 시간이 지나도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 불안 때문에 문화적 충격 따위는 끼어들 틈도 없었다. 초기에는 구체적으로 불안했으나, 시간이 지나 점차 안정이 되어갈수록 막연하게 불안하다. 입속에는 대학 시절 부르던 '흔들리잖게'라는 노래가 늘 맴돈다.
경제적 불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신적 불안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당연히 한국말을 하고, 한국 드라마까지 꼬박꼬박 챙겨 보면서, 한국에 살 때보다 어쩌면 더 한국적으로 살면서도 공중에 붕 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옮겨 심어진 나무들이 갖는 공허하고 낯선 느낌일 터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