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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2182846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1-09-20
책 소개
목차
1부 | 내륙동물 시
꽃사슴_ 13
좀_ 14
벼룩_ 16
잠자리_ 20
염소_ 22
산양_ 24
비둘기_ 26
쇠똥구리_ 27
다슬기_ 28
붕어_ 32
수달_ 34
향어_ 35
오리_ 36
은어_ 39
종다리_ 40
콩새_ 44
귀뚜라미_ 46
구렁이_ 48
늑대_ 49
검독수리_ 50
쌀바구미_ 53
쥐_ 54
폭탄먼지벌레_ 56
모기_ 58
쏙독새_ 60
베짱이_ 62
고양이_ 63
소_ 64
소_ 66
파리_ 67
돼지_ 68
지렁이_ 70
명주잠자리_ 71
따오기_ 72
거머리_ 73
우렁이_ 74
올챙이_ 76
호랑이_ 77
직박구리_ 78
두루미_ 80
여우_ 81
어름치_ 82
삵_ 84
청개구리_ 85
거미_ 86
원앙_ 88
오리_ 90
퉁가리_ 91
개_ 92
길앞잡이_ 94
오리_ 95
하루살이_ 96
쏘가리_ 98
꿀벌_ 100
반달가슴곰_ 102
2부 | 바다동물 시
미더덕_ 105
홍게_ 106
꽃게_ 107
낙지_ 108
넙치_ 110
참조기_ 112
도루묵_ 114
홍어_ 115
멸치_ 116
꼴뚜기_ 117
갈매기_ 118
홍합_ 120
개불_ 121
조개_ 122
방어_ 123
쥐치_ 124
붕장어_ 125
따개비_ 126
엽낭게_ 127
갑오징어_ 128
칠게_ 130
도둑게_ 132
문어_ 133
생태환경 길앞잡이 글
생태시라면 적어도 퇴비는 되어야 | 김경수_ 136
처음이자 마지막 리허설 | 이문재_ 142
시집 동물 보탬 글 152
저자소개
책속에서
은거는 도피가 아니라 피난
멀리서부터 바람이 긴 팔 뻗어 빨랫줄의 광목천을 걷어갈 때
빗방울이 모두 조팝나무 흰 꽃으로 보일 때
그리하여 마침내 은둔의 숲에 들어섰을 때
그는 쥐오줌 소나기에 젖은 눅눅하고 너덜너덜해진 몸을 탁탁 털어
햇살 좋은 마당에 내건다
집게가 구멍 난 바람을 붙들고 있는 동안
양말이 꾀죄죄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안
그는 잘 데워진 개울 자갈에 알몸 눕힌다
세상으로부터 걷어차이니 속 편하고
걸어 다니는 다람쥐 본 적 없듯
야단스럽게 뛰어다닐 일 없으니 하늘은 더 파랗고
벼룩만큼 높이 뛰지 않아도 밤송이는 때 되면 떨어지고
나무는 장대에 얻어맞지 않아도 되고
들꽃은 평생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부끄러워하고
가랑이 벌리니 흰 구름 흘러 들어오고
냇물도 곁에서 따라 흐르고
이 집 개 짖으니 저 집 개 짖고
시소타기 빼고는 혼자서도 심심치 않게 잘 노는 아이처럼
더없이 충분하고 더할 나위 없이 충만한
은둔자는
다시 돌아올 계절을
앞서 마중나간 사람
―「벼룩」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