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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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 상처받은 자들, 그 불길한 희망 / 백휴

지금 젋은 여자의 머리를 매만지는 호리호리한 말총머리 사내. 사진을 꺼내 확인했다. 빙고! D가 분명했다. 이름 김정호, 직업은 미용사, 미혼의 서른한 살 사내. 그에게 어떻게 접근할까 생각해 보았다. 방법은 두 가지. 무작정 찾아가 면전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느냐 아니면 주위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느냐.

첫 번째 방법은 간단하고 확실하다. 하지만 나의 존재를 노출시켜야 한다. 적이 눈치를 챈다면 살인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건의 내막은 묻혀버릴 공산이 크다. 그건 의뢰인이 원하는 방법이 아니다. 두 번째 방법은 안전하지만 확신이 안 선다. 열흘이 걸릴지, 한달이 걸릴지 장담 못 한다. 질질 끌면서 민 사장 돈을 야금야금 울여먹는 일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또 다른 음모가 내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 - 본문 7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