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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2818554
· 쪽수 : 132쪽
책 소개
목차
- 자서
눈 오는 날
22시 바다
소록도 사람들
산역
낙동강
늙은 권투선수의 죽음
허수아비가 되어
빈 콜라병들을 위하여
변방에서
길 유민
귀
풍산국민학교
안항
강의실 밖에 내리는 눈
고추밭
북일동
사월
초소에서
전야
회군
눈
족보 서울로 간느 전봉준
오랑캐꽃 피기 사흘 전에
비 내리는 군대
연날리기
신혼일기
화투놀이
부여기행
그늘
만경평야의 먼 불빛들
세수를 하며
가자
강원도 땅
기러기야 발해 가자
행군
항군개항사
밥 1
봉선화
울타리에 대하여
집
벽시 2
병
들불
산맥노래
홍골
빈 논
젊은 북한 시인에게 1
젊은 북한 시인에게 2
저녁 노을
오월의 단풍나무
밥 2
다시 낙동강
백두산 가는 길
새벽밥
기쁜 지도
- 해설 박혜경 : 온전한 서정시를 꿈꾸는 세계
- 시인의 말 :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쓸 무렵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늘
그는 바싹 땅에 엎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일찍부터 나무가 태양의 병정이었다면 그는
한 나무의 졸병이었으니까, 아우야 두 달 만에 쓰는구나
어머님은 평안하옵시며 낙내는 학교에 잘 다니는지
철모 삐딱하게 눌러쓰고 늦가을 논바닥에 코를 박고
나는 또 낮은 포복이다 문득문득 벼 그루터기가 심장과
추억을 찌르고 온몸에 매독처럼 번져오는 그리움
흙탕물 위를 기어가는 나는 한 마리의 소금쟁이 같구나
그는 낮에 엎드리지 운동장에 거리에 공원에
햇빛만 나타나면 금방 엎드리지, 아우야
그러나 나는 밤에도 엎드린다 별빛 같은 눈을 가지라고
삶이 아니면 죽음이라고 소대장이 엉덩이를 차고 가도
사실 우리의 적은 한 놈도 보이지 않는구나
우린 이병에서 병장까지 자랑스럽다는 국군
아우야, 그가 엎드려 살아가는 것을 흉내내어
남자들은 땅에 철길을 깔고 강물 위에 다리를 놓고
밤이면 두 개의 포개진 단풍잎 되고 싶어한다지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수류탄 투척이 끝나면
침상에 엎드려 정말 편지를 쓰겠다 어머님은
여전히 평안하옵시겠지 막내는 학교에서 돌아왔겠지
변방에서 너의 못난 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