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가방

1 새벽 별
새벽 별
그 새벽
12월의 플라타너스
전신주
느티나무
양은주전자
단풍나무
대밭에서
노숙자
몸 흔드어 나직이 말하고 있다
아직도 두 손 들고
섬진강에서 며칠을
날마다 외박하여

2 남자의 가방
어머니의 택배
안개는 안개를 낳는다
겨울 속으로 걸어 들어간 숲
대문 밖까지 마중 나온 곶감
속 다 비우고 다시 일어서는
계단을 오르며
물 건너는 능수버들
6월의 밤까지 마중
나무의 경지
구봉도 해당화
제부도 가는 길
능소화
남자의 가방
철도박물관

3 물속에 길을 내다
몰속에 길을 내다
건너다니는 비
살구꽃이 지고 있다
떠나보내야 하는 이유
신선농장 주가 되다
꼭 돌아가야 하는
말을 걸어오는 무릎
천장에서 자라는 미루나무
소나무 등
메타세쿼이아
아내의 외출
장봉도에서 1박
보신각 모과나무
감나무

4 길 가다가 돌아보며
열쇄를 꽂았다
내비게이션의 질주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 무덤으로 가는 길
물푸레나무 다시 안으며
길 가다 돌아보며
꿈꾸는 싸리꽃
중앙법원 배롱나무
밤바다
눈이 붐빈다 자작나무
소나타를 팔며
날개 접지 못한다

5 눈이 사선으로 내리고
질경이
타작마당
갓바래 근처
군자란
구두 한 짝
눈이 사선으로 내리고
두 눈 꼭 감은 눈발
격정 소나타
미꾸라지
냉장고 속의 봄
누군가 밤마다 물고기와 별을 보러간다
진주조개
괘종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