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한국의 소담(笑談)

들어가기전에

역사 속에 숨겨진 웃음
죽여 주시당 / 예쁘니까 / 모두 다 옳지 / 이완 장군의 기지 / 은 술잔 / 코 골고 자다가 얻은 벼슬 / 두 번 절 / 오는 말이 고와야 / 소 두 마리 / 치마끈 푸는 소리

어리석음에서 싹튼 웃음
한양식 세수 / 내 이빨은? / 건망증 / 비단 주머니 / 연습 / 넘치는 북 / 질투도 가지가지 / 노승과 사미승 / 까마귀 정신 / 인사말 / 깨 서방 / 재수 없는 날 / 반씩 깎아라 / 문자 쓰다 / 팔불출 신랑 / 이사 / 피장파장 / 우정이란? / 너무 급해 / 크기가 문제 / 곰방대 / 옹기장수 / 박치기와 물기 시합 / 사위 거시기 / 빨리 나가게 / 그도 그래 / 나귀 알 / 맞돈 / 얼간이 신랑 / 뒤바뀐 사돈 / 까막눈 양반 / 유식한 아버지 / 누구의 공이냐 / 어떤 계산 / 팔 주인은? / 면상 장기 / 집을 훔쳐갔잖아 / 어떤 사위 / 바보와 거울 / 이 떡은 내 떡 / 어리석은 신랑 / 바보 사위

재치가 묻어나는 웃음
떡으로 문제를 푼 시골 사내 / 억지 유언 / 뒤바뀐 상 / 서울말 시골말 / 배 한 개 아끼려다가 / 사공의 지혜 / 별명 / 척척박사 / 변소를 산 정만쇠 / 돼지꿈 / 모두 좋은 축수로다 / 사또의 부채 / 홀아비 장가들기 / 지혜 대결 / 꾀 많은 하인 / 꼬마 신랑 / 키가 작은 까닭 / 죽은 고기 / 떡 소동 / 신부 성질 고치기 / 속만 타네 / 물 건너가는 중 / 김 선달에 속은 양반 / 학동의 지혜 / 거짓말 / 꾀보 며느리 / 거짓말쟁이 변 서방 / 봉이 김 선달 / 공자님 말씀

실없이 새어 나오는 웃음
높은 책 / 효도도 손발이 맞아야 / 내 마누라가 최고 / 달랑달랑 / 허풍 / 이상한 이름 / 포천 행차 / 밥풀 내놔 / 여든 살 사위 / 벗어진 이마 / 무식한 사람 / 고얀 놈들 / 방귀 또 뀌었소 / 그 남자에 그 여자 / 방귀 예찬 / 가짜 금돈 / 그게 그 소리 / 하찮은 죄 / 서투른 솜씨 / 불효자식 / 갈수록 태산 / 말대답 / 방귀 시합 / 한 가지 더 / 공처가 내력 / 이유가 있다 / 저당 잡힌 물건 / 부고 / 수염이 죄 / 호랑이와 도둑 / 한 잔 술 / 부전자전 / 신묘한 점 / 당돌한 아이 / 곶감두요 / 기생 나이 / 물에 빠진 놈 건져주었더니 / 고집쟁이도 이만하면 / 차 버린 떡 / 악담 / 그게 아닌데 / 나의 양민 / 선비와 스님 / 돈 임자

누구의 공이냐

강을 건너던 배가 한가운데쯤 와서 폭풍우를 만나 뒤집힐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 배에 탔던 중은 염불을 외우고, 무당은 성주풀이를 하고, 시각장애인은 경을 읽고, 의원은 이중탕 약방문을 외며 서로 갖은 재주를 다 피워 배가 무사하기를 빌었다.
다행히 강을 건너온 뒤에 시각장애인과 중, 무당은 서로 자기의 공으로 무사히 건너왔다고 서로 앞 다투어 자랑을 시작했다.
이 꼴을 보고 있던 의원이 점잖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네들이 무슨 공이 있다고 이렇게 떠드는 거요. 내가 이중탕을 써서 배가 아픈 것을 고쳤는데."
그러자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중탕이란 사람 배앓이에 먹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