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3928573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1-04-09
책 소개
목차
1 바람이 불어오면
2 그럴 수가 없다는 말은
3 낯설지 않은 비
4 사라지는 계단
5 다른 우리
6 패를 보이다
7 레이지 데이지 스티치
8 작별 앞에서의 소망
9 한 건의 미학
10 처음 초대
11 조직의 고아들
12 귀한 인연
13 다른 바다
14 무죄의 추억
15 개밥그릇과 청계알
16 상속자의 의자
17 보고 싶은 마음
18 ‘가/나/가’를 아니라고 하는 이유
19 그 말을 이제야 하게 되네
20 우리가 사는 이곳이 눈 내리는 레일 위라면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연오는 은서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간다. 은서를 식탁 의자에 앉게 한 다음 냉장고에서 사과 한 개를 꺼낸다. 은서의 몫은 껍질을 벗겨서, 연오의 것은 껍질째 조각내어 접시에 담는다. 바깥에서 어떤 취급을 받더라도 식탁에서 사과 한 개를 나눠 먹을 수 있는 일상은 유지하고 싶다. 은서는 마치 믹서기에 사과 조각을 넣듯 쉼 없이 사과를 입에 밀어 넣는다.
_「사라지는 계단」 중에서
-아, 빨리 찍읍시다!
촬영을 맡은 젊은 남자 직원이 이 돌발상황을 지워야겠다는 듯 큰 소리로 말한다. 모두 그가 하라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따라서 한다. 웃어요! 하면 웃고, 손가락! 하면 엄지와 검지로 하트를 만들고, 주먹! 하면 주먹을 쥐고 오른팔을 든다. 그리고 외친다.
-보건, 파이팅!
_「상속자의 의자」 중에서
책을 딛고 여기까지 버텨 왔다. 고립될수록 책 앞에서 심호흡하고, 책 속에서 설레고, 책을 덮으며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했다. 은서는 아무 말도 듣지 않은 것처럼 걸음을 늦추며 다른 곳을 바라본다. 길가에 있는 카페 안의 조그마한 주홍빛 조명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_「우리가 사는 이곳이 눈 내리는 레일 위라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