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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48980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8-12-31
책 소개
목차
1. 잔치 /9
2. 명예 /33
3. 고등어 뱃살 /53
4. 궁리 /63
5. 사랑방을 향하여 /74
6. 처세 /84
7. 경계 /97
8. 도둑 /117
9. 개 /132
10. 언니라고 불러 봐 /149
11. 우정 /161
12. 폭력 /176
13. 무리가 없는 자 /194
14. 황사 /206
15. 반장과 이장 사이 /225
16. 조짐 /233
17. 공범 /247
18. 가장행렬 /255
개정판에 부치는 작가의 말 /260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일에 대해 소리 없는 비명이 나왔다. 왜 내 삶은 소통이 안 되는 것 투성이인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는 아이와 정상적으로 나를 대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웃음을 잃어갔고 관계를 잃어갔다.
죽지도, 아프지도 않는 노인들. 이제 그들에게 남은 무서운 욕망만이 늘어진 살을 뚫고, 움푹한 눈을 뚫고, 틀니를 뚫고, 굽어지는 등을 뚫고 거침없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혼자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세상, 무리를 짓지 않으면 떼로 몰려들어 밟는 것이 인간 세상이었다.
거짓된 진술이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기정사실이 되고 그것이 마을을 돌며 서서히 독을 뿜기 시작했다.
나는 2층 베란다에 나와 마을을 바라보았다. 령 아래 산 밑의 작은 마을, 그래도 10분만 나가면 작은 도시가 나오는데 이 마을의 무법천지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들 모두는 나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공통된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이겨보지 못한 3인조를 내가 대신 이겨 오래된 원한을 위로받고 활개를 활짝 펴고 살고 싶다던 사람들, 그들은 이제, 나를 응원했던 사실과 패배감을 숨긴 채 재빨리 모두 저쪽에 무리 지어 그 3인조와 함께 앉아 있었다. 나는 아무도 동조해주지 않는 슬픔을 안고 오래도록 깜깜한 창밖을 응시했다.
위현보건진료소 준공식 현장에 부는 초겨울 아침 바람은 매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