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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012240
· 쪽수 : 608쪽
책 소개
목차
1부. 파리
2부. 볼로냐
3부. 이타카
4부. 베네치아
5부. 파리
에필로그. 나폴리
리뷰
책속에서
푸코는 안경 너머로 바야르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길고 긴 이야기의 비밀스런 결말을 자신만이 알고 있는 듯이 천천히, 음절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말했다.
“롤랑 바르트는 죽었어요.”
“하지만 누가 그를 죽였다는 겁니까?”
“시스템이죠. 당연히.”
푸코가 사용한 ‘시스템’이라는 단어는 바야르가 막연히 품고 있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맙소사. 역시 좌파에게 걸려들었군! 그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좌파들의 입에선 ‘부패한 사회, 계급투쟁, 시스템’ 같은 말만 나올 뿐이다.
그는 인쇄물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시몽 에르조그에게 물었다.
“기호학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음…, 사회적 삶 속에 있는 기호들을 연구하는 학문?”
바야르는《롤랑 바르트 쉽게 읽기》를 떠올리고 이를 악물었다.
“그 말을 불어로 하면?”
“하지만… 그게 소쉬르가 내린 정의인데요….”
“소쉬르인지 쇼쉬르(신발)인지 그 사람이 바르트를 아나요?”
“어, 아니요. 소쉬르는 죽었어요. 기호학의 창시자입니다.”
“흠. 알겠습니다.”
하지만 바야르는 사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시몽은 바야르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이 중에 살인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바야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모두에게 혐의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수사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뭘 찾고 있는지를 알아야 했다. 바르트가 가지고 있던 물건, 훔치는 것만으로 모자라 그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귀중한 물건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