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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인물
· ISBN : 9788984016767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작은 조선 / 함경도 영흥마을의 북소리 / 아버지와 아들의 두 갈래 소원 /
명궁의 길 / 무학대사와의 첫 만남 / 조국, 고려를 위해 나서다 / 원나라를 공격하라! /
불타는 최후의 요양성 / 황산벌 싸움의 대승리 / 역사적인 위화도 회군
고려 500년, 최후의 날 / 새 조선의 건국과 새 서울 한양 / 피비린내 나는 왕자의 난 /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 이성계 연표
책속에서
작은 조선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2의 1번지, 동구릉.
그곳에 가면 ‘작은 조선’을 만난다.
사적 제193호.
조선(朝鮮)을 건국한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의 묘소인 건원릉(健元陵)이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서울 청량리 로터리에서 망우리 고개를 넘어 경기도 구리시나 퇴계원 방면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약 40분 거리.
동구릉 앞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길 건너 마주 보이는 곳에 동구릉 입구 표지판이 높다랗게 걸려 있다.
이곳에는 이태조를 비롯해 역대 조선 왕조의 여러 왕과 왕비를 모신 능이 자리 잡고 있다. 한양(漢陽)의 서쪽에 서오릉(西五陵)이 있듯이, 한양의 동쪽에 위치한 이곳에는 모두 아홉 군데에 능이 있다 해서 동구릉(東九陵)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깨끗하고 조용한 길이 열린다.
이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높다란 산등성이 위 아래로, 또는 좌우로 깊숙이 거대한 능들이 ‘작은 조선’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뒤덮은 울창한 왕릉, 어디에선가 피를 토하듯 구슬프게 산새가 운다. 피로 얼룩진 조선 건국의 역사를 서로 나눠 읽기라도 하듯 이름 모를 새들이 번갈아 서럽게 운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거센 솔바람 소리도 옛 역사 속의 말발굽 소리로 다가온다.
조선 왕조의 숨결이 가득한 이곳 동구릉.
제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은 정문에서 약 20분 거리, 맨 안쪽에 있다. 마치 왕의 자리에 앉아 신하들을 내려다보듯이 높은 산등성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왕릉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능을 보호하기 위해 주된 산을 뒤로 두고 그 중턱에 봉분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좌우의 지형이 청룡, 백호를 이루고 남쪽으로는 멀리 안산 쪽을 바라보도록 방향을 정한다.
왕릉의 입구에는 모두 홍살문이 있고, 금천교(돌다리)를 건너면 정자각이 있다. 정가작이란 한자의 ‘丁’자 모양으로 지은 건축물로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왕릉의 봉분은 보통 정자각 뒤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봉분에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돌로 만든 보호석과 돌난간이 둘러져 있고, 그 앞에 석상을 놓고 좌우에 망주석을 세운다. 또 돌로 만든 양, 돌로 깎은 호랑이를 배치해 능을 수호하는 형상을 이루게 한다. 돌상 앞에는 명복을 빌기 위해 장명등을 세우고 또 봉분의 동, 서, 북 3면에 낮은 담을 두른다. 봉분 앞 한층 낮은 곳에는 문인석 1~2쌍, 다시 한층 낮은 곳에 무인석 1~2쌍을 세운다. 문인석은 행정 분야, 무인석은 국방 분야의 관직을 상징해서 만든 사람 모양의 돌비석이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은 이와 같은 배치를 바탕으로 하면서 능의 비탈 바로 아래에 큰 비각(碑閣: 비석을 보존하기 위해 지은 집)을 세워 놓았다. 이 비각 안에는 두 마리의 커다란 거북이 등에 비석이 하나씩 세워져 있는데, 하나는 태조의 기념비이고 다른 하나에는 왕비의 일대기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아버지 이자춘(李子春 1315~1360)과 어머니 최씨 사이에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