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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84075672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 동갑내기 떡갈나무 _7
2 요양 병원의 친구들 _13
3 나는 관을 짜고 있다 _27
4 유명 인사들의 장례식 _35
5 유언장은 꼭 펜으로 써야 한다 _48
6 춤을 안 추는 사람 _57
7 좋아하는 과목이 뜨개질이었다고요? _68
8 뭐 이런 호텔이 다 있어? _91
9 태블릿 속 옛날 뉴스 _101
10 필요 없어진 잉크병 _121
11 이웃집 꼬마의 대부가 되다 _136
12 관 속에 눕다 _157
13 아이들은 금방 어른이 된다 _164
14 요즘 라디오는 왜 잡담만 나올까? _172
15 대답하기 까다로운 질문들 _193
16 휠체어 달리기 _207
17 누워서 세계 여행하기 _218
18 요양원에 가라고? _233
19 나의 비밀 아파트 _243
20 나무 묘비 _259
21 성찬식 _272
22 유언장과 아내의 편지 _277
23 내가 좀 약해졌다 _293
지은이의 말 _297
옮긴이의 말 _299
추천의 말 _302
리뷰
책속에서
내 나이쯤 되면 긴 세월도, 느리게만 돌아가는 것 같은 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리고 만다. 때가 되면 빈손으로 떠나게 되고 이 세상에 별달리 남겨둘 것도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떠나고 싶은데, 내 뜻을 알아줄 이가 있을까?
기저귀는 용납할 수 없다. 수액 주사나 튜브 등은 나나 스키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을 때 내 뜻을 분명히 알려놓아야 한다. 이는 정당하고 국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며 친환경적인 선택이다.
관을 짤 나무를 베어놓은 뒤 벌써 올림픽이 여러 번 치러졌다. 외양간 앞에서 나무를 말린 뒤에 다락에 놔둔 지도 13년이 지났다. 반은 소나무이고 반은 자작나무다. 목재가 내가 원하는 대로 잘 휘게 하려면 연중 언제 베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누울 관에는 페인트칠, 대패질이나 왁스 칠을 하지 않고 벨벳 위에 아내가 내 이름의 이니셜을 수놓아준 갈색과 노란색이 섞인 내 담요를 깔 것이다. 담요는 아름답지는 않아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내 아내의 관에는 대패질과 왁스 칠을 하고 무늬를 새길 것이다. 무늬를 만드는 끌로 레이스 문양을 만들어줄 것이다. 흰색이어야만 한다. 아내도 그렇게 해주길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