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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88984281240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실수가 자랑스러운 교실 ―1993년 대구 옥포 초등 학교
부모님께 드리는 글1 자연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다
2장 고집피우지 맙시다 ―1996년 대구 금포 초등 학교
부모님께 드리는 글2 간격을 넓혀 가는 것이 교육이고 성장이다
3장 양호실에는 혼자 가세요 ―1998년 대구 금포 초등 학교
부모님께 드리는 글3 우리 반에는 상이 참으로 많다
4장 선생님, 모르고 그랬어요 ―2001년 대구 종로 초등학교
부모님께 드리는 글4 몸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996년 4월 16일 화요일.
오줌 쌌어요
두 시간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 지민이가 오줌을 쌌다는 말이 몇몇 아이들 입을 통해서 바람결처럼 들려왔다. 나는 못 들은 척했다. 이럴 때가 참으로 난감하다. 한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당했는데 못 본 척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호들갑스럽게 나서다 보면 낭패를 당한 아이가 더 난처해질 수 있고. 못 들은 척하고 셋째 시간 공부를 시작했는데 지민이 자리가 비어 있다. 아이들 활동 시간에 살짝 여자 화장실에 가 보았다.
"지민아, 지민아, 어디 있니?"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대답이 없다. 화장실 한 칸이 안에서 잠겨 있다.
"지민아, 문 열어 봐."
인기척이 없다. 옆 칸에 들어가서 휴지통을 밟고 칸막이 너머로 보니 지민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민아, 팬티 벗어서 휴지통에 넣고 바지만 입고 나와. 바지는 조금 있으면 마를 거야. 아이들에게는 화장실에서 넘어져서 바지를 버렸다고 말할게. 알았지?"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빨리 해. 마침 시간 되면 아이들이 몰려온단 말이야."
마침 화장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거기에다 물뿌리개로 물을 조금 더 뿌려놓았다. 그러고는 교실로 들어왔다.
"얘들아, 너희들 화장실에 조심해서 다녀라. 지민이 자식이 조심하지 않고 가다가 그만 넘어져서 바지를 다 버렸어. 아이들이 오줌 쌌다고 놀리니까 그만 말도 못하고 울고 있잖아. 바보처럼.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이랬더니 몇몇 아이들이,
"아닌데. 오줌 쌌는데."
이런다.
"나도 화장실에 갔다가 넘어질 뻔했어. 정말 큰일나겠다. 조심해라. 알겠지?"
다시 한 번 이렇게 말했더니 아이들이 믿는 듯했다.
"나도 그전에 넘어졌어요."
성욱이가 큰 소리로 말을 했다.
"그래. 그렇지. 조심해야 돼."
성욱이가 나를 도와 준 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pp.7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