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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굿바이 동물원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은이)
  |  
한겨레출판
2012-07-13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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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미지

굿바이 동물원

책 정보

· 제목 : 굿바이 동물원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15990
· 쪽수 : 352쪽

책 소개

강태식 장편소설.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처절한 경쟁 사회에서 밀려난 주인공이 동물원의 동물로 취직하면서, 고릴라의 탈을 쓰고 가슴을 탕탕 두드리고 12미터에 달하는 철제 구조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오르내리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목차

1부 울고 싶은 날에는 마늘을 깐다
2부 세렝게티 동물원
3부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4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5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는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강태식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2년 《굿바이 동물원》으로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2018년 《리의 별》로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중편소설 《두 얼굴의 사나이》, 소설집 《영원히 빌리의 것》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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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어쩌면 마늘을 까기 위해서 태어난 건지도 모른다. 마늘을 까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의 삶도 마늘을 까기 위해 주어진 것 같다. 마늘을 떼어놓고는 지나간 인생도 앞으로의 시간도 생각할 수 없다. 사흘밖에 안 됐는데 그렇게 되어버렸다. 마늘 까는 기계가 된 것 같다. 쥐고 까고 담는다.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동안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같은 건 사치품으로 변해버린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 김영수라는 이름의 마늘 까는 기계만 남는다.
그래도 울고 싶을 때는 마늘만 한 게 없다.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 태어날 때 한 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 번, 마지막으로 마늘을 깔 때, 남자는 운다. 마늘에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매운맛과 냄새를 내는 성분이다. 이 성분 때문에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
“남자가 왜 울어? 못나 보이게.”
아내가 퉁을 줘도 할 말이 있다.
“마늘이 매워서 그래.”
마늘도 맵지만 사는 건 더 맵다. 지난 몇 달을 돌아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화장실 같은 곳에 숨어서 남몰래 울고 싶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떻게 참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고릴라는 진짜 고릴라가 아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고릴라다. 진짜 고릴라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진짜 고릴라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건축 자재나 폐타이어처럼 한자리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진짜 고릴라는 당신을 실망시킨다. 당신은 고릴라가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고 바나나를 따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고릴라는 없다. 그런 고릴라를 볼 수 있는 곳은 세상에 한 곳뿐이다. 거기가 바로 이 ‘세렝게티 동물원’ 되겠다.


아침에는 기분이 좀 그랬다. 아무것도 모르던 전날과는 상황도 마음도 달랐다. 간밤에 많이 생각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낮에 봤던 고릴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먹고산다는 게 뭘까? 인생에 대한 회의가 밀려와 아내 몰래 몸부림치기도 했다. 고릴라가 아니면 먹고살 수 없는 걸까? 떼굴떼굴 밑바닥까지 굴러떨어진 느낌이었다. 내일 나가지 말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고릴라면 어때, 돈만 잘 벌면 되지,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내가 차라리 마늘을 깐다, 넌 자존심도 없냐, 너덜너덜 걸레가 될 때까지 자존심을 괴롭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도 하는 건데 뭘,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이렇게 자기를 합리화해보기도 했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눈만 감고 있었다. 한두 시간이나 잤을까?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런 몸과 마음을 질질 끌고 출근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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