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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미국/캐나다사
· ISBN : 9788984353121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2-10-2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Ⅰ. 개척
1. 미국이라는 나라 - 영국의 식민지에서 세계적인 제국으로
2. 사람이 살고 있었네 -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원
3. “지구는 둥글다, 서쪽으로 가자!”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4. 파괴하는 해방자 - 잉카와 아즈텍 왕국의 멸망
5. 최초의 식민도시 건설 - 제임스타운
6. 메이플라워 호의 사람들 - ‘순례의 조상들’ 신대륙 도착
7. 어느 퀘이커교도의 ‘신성한 실험’ - 펜실베이니아 식민지 건설
8. 13개의 식민지 - 영국의 식민지 진출
9. 쫓겨가는 원주민 - 필립 왕의 전쟁
Ⅱ. 신대륙의 생활
10. 자유를 찾아서 - 신대륙 이민
11. ‘검둥이’ 노예를 들여오다 - 흑인 노예선 등장
12. 식민지 교육열, 대학을 낳다 - 하버드 대학 창립
13. 삼각무역과 대농장 - 북부와 남부의 상이한 경제 상황
14. 세일럼의 마녀들 - 종교적 광신이 빚은 마녀사냥
15. 종파의 벽을 허물고 신대륙의 정신을 통합하다 - 대각성 운동
16. ‘최초의 미국인’ - 신대륙의 정신, 벤자민 프랭클린
Ⅲ. 독립과 건국
17. 영국과 프랑스, 식민지 갈등 시작되다 - 프렌치·인디언 전쟁
18. 차상자를 던져라! - 보스턴 차 사건
19. 미국의 탄생 - 독립선언
20. 전쟁과 승리 - 독립전쟁
21. 독립의 영웅, 건국의 아버지 - 조지 워싱턴
22. “자유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 셰이즈의 반란
23. 연방주의냐, 반연방주의냐 - 헌법 제정
24. 견제와 균형 - 미국헌법의 정신
25. 한밤중의 법관, 사법부를 수호하다 - 대법원장 존 마셜과 위헌심사권
26. 새 술은 새 부대에 - 수도 워싱턴 D. C. 건설
27. 제퍼슨 vs 해밀턴 - 양대 정당의 탄생
Ⅳ. 팽창과 발전
28. 하루아침에 영토가 두 배로 - 루이지애나 매입
29. 성조기여 영원하라 - 영미전쟁
30. 민족주의의 시대 - 애국적 민족주의 고양과 ‘미국 체제’
31. 유럽의 간섭을 거부한다 - 먼로 독트린
32. 대중의 우상, 백악관에 입성하다 - 대중 민주주의의 발흥과 앤드루 잭슨
33. 눈물의 여정 - 원주민의 강제 이주
34. 모비 딕과 애너벨 리, 세상 밖으로 - 미국 문학의 발흥
35. 안식처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 모르몬교 창시와 집단 이주
36. 명백한 계시 - 영토 팽창과 미·멕시코 전쟁
37.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 산업혁명
38. 금이 부른다, 가자 서부로! - 골드러시
Ⅴ. 내전
39. 목화가 노예를 죽인다 - 냇 터너의 반란과 노예제도 찬반 논란
40. 노예제도 폭풍전야 - 1850년 대타협
41. 피흘리는 캔사스 - 포타와타미 학살 사건
42. 어느 노예해방론자의 최후 - 노예해방 운동과 존 브라운의 죽음
43. 분열된 집은 설 수 없다 - 드레드 스콧 사건과 링컨의 등장
44. 남과 북,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다 - 남북전쟁 발발
45. “영원한 자유의 몸으로” - 노예해방
46. 엇갈린 남과 북의 운명 - 게티스버그 전투
47. 거인, 총탄에 쓰러지다 - 링컨 암살
48. 하얀 두건, 백색 공포 - KKK
Ⅵ. 서부 진출
49. 철마, 광활한 대지를 질주하다 - 대륙횡단철도 건설
50. 웅크린 황소의 최후 - 원주민 최후의 항전
51. 황야의 무법자들 - 서부 개척과 총잡이 빌리 더 키드
Ⅶ.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
52. 남북전쟁의 선물 - 제2의 산업혁명
53. 미국 최초의 근대 자본가 -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
54.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철학 - 다윈주의와 실용주의
55. 미국의 노동자여, 협상하라 - 노동자 기사단과 미국노동자연맹의 탄생
56. 마천루와 슬럼가의 공존 - 이민과 도시 문제
57. 공룡기업의 등장 - 금융자본주의와 셔먼 독점 금지법
58. 분배가 곧 정의다 - 루스벨트와 ‘공정한 대우’
59. 검은 것이 아름답다 -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 결성
Ⅷ. 제국주의 시대
60. “소풍 같은 전쟁” - 미국·스페인 전쟁
61. “문은 모두에게 열려야 한다” - 미국의 극동 진출
62. 조선을 희생양으로 삼다 - 태프트·가쓰라 밀약
63. 태평양, 대서양을 만나다 - 파나마 운하 건설
64. 윌슨의 인권 외교 - 멕시코 내정 간섭
65.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를 위해 - 제1차 세계대전 참전
66. 강자를 위한 세계 질서 - 국제연맹과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Ⅸ. 번영, 위기, 전쟁
67. 전후의 번영 - 자동차 산업의 발전
68. 뉴욕에서 이륙, 파리에서 착륙 -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 비행
69. 미국이 사랑한 홈런왕 - 베이브 루스
70. 밤의 제왕 알 카포네 - 금주법 시대
71. 파산한 자본주의 - 대공황
72.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처방 - 뉴딜 정책
73. 절망적 현실이 낳은 불온한 걸작 -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74. 중립이라는 이름의 신고립주의 - 미 의회의 중립법 제정
75. 아, 진주만! - 진주만 공격
76. 맨해튼 프로젝트, 그리고 부도덕한 최종병기 - 원자폭탄 투하
Ⅹ. 팍스 아메리카나
77. 달러는 금이다 - 브레튼우즈 체제
78. 미국 vs 소련, 냉전과 열전 사이 - 동서 냉전의 시작
79. 서유럽 경제 재건 - 마셜 플랜
80. 미·소, 한반도에서 충돌하다 - 한국 전쟁
81. 반공이라는 이름의 마녀사냥 - 매카시즘 선풍
82. 아름다운 시절 - 미국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
83. 어느 흑인 여성의 용기 - 로자 파크스와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투쟁
84. 핵전쟁 위기일발 - 쿠바 미사일 위기
85. 댈러스의 총탄, 못 다 핀 미국의 희망 - 케네디 암살
86.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인권운동과 사회변혁운동
87. 악몽의 전쟁, 수렁에 빠진 제국 - 베트남 전쟁
88. 사회 최후의 양심 - 반전 학생 시위
89. 달세계 여행 - 인류의 달 착륙
90. 석유의 역습 - 제3차 중동전쟁과 석유 위기
XI. 변화의 기로
91. 미국, 소련·중국과 악수하다 - 동서 화해의 시대
92. 닉슨의 불명예 퇴진 - 워터게이트 사건
93. 도덕 정치의 좌절 - 이란 인질 사태
94. 보수 대회귀 - 레이거노믹스
95. IT 영웅들, 21세기 미국을 구하다 -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96. 베를린 장벽, 무너지다 - 공산주의의 붕괴와 한 시대의 종언
97. 깊어만 가는 흑인의 좌절감 - LA 인종 폭동
98. 테러, 또 하나의 전쟁 - 9·11 사태
99. 흑인 대통령의 탄생 - 오마바 대통령 당선
100. 제국의 운명 -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부록
미국사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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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과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흑인들이 처음부터 노예였는지 아니면 계약 노동자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노예제도가 법률로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1662년 버지니아법이 처음이며, 그 이전에는 하나의 사회적 관습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버지니아 법은 새로 태어난 아이의 노예 여부를 어머니의 신분에 따라 정하고, 노예가 기독교인으로 세례를 받더라도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대부분의 식민지는 버지니아처럼 법으로 노예제도를 승인하거나 적어도 묵인하는 입장을 취했는데, 이런 법령과 사회적 관습이 얽혀 가면서 노예제도는 식민지에서 아주 당연한 사회적 제도로 자리 잡아갔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초기에는 남부 못지않게 북부에도 많은 노예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북부에서는 남부와 달리 노예들이 주로 집안의 허드렛일을 맡아 했고 그들에 대한 대우도 비교적 덜 가혹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도덕적 이유에서라기보다는 북부와 남부의 경제 구조가 현저히 달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북부에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농장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북부나 남부를 막론하고 노예제도가 그렇게 비도덕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심지어 평등과 박애를 내세웠던 퀘이커교도들조차도 집안에 몇 명의 흑인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을 부의 상징으로 자랑스러워 할 정도였다.
기독교와 노예제도가 어떻게 조화될 수 있겠느냐고, 양심적인 청교도들이 어떻게 노예를 가질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구 기독교 역사만을 놓고 보자면 이 둘은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프랑스혁명 이전까지 서구에서 기독교의 원리를 근거로 불평등한 사회적 신분제도가 국가적으로 부정된 예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신대륙에서도 이 점은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노예제도를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때로는 성직자들이 앞장서서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일도 많았다. 성서 어디를 뒤져보아도 노예를 없애라는 말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경제적 이유를 들어 노예제도를 옹호하기도 했다. 노예가 없으면 식민지 경제는 곧 파탄이 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대륙의 꿈과 희망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노예는 주인이 돈을 주고 산 ‘재산’이기 때문에 어떻게 다루고 처분하든 주인의 자유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아가 흑인들은 인종적으로 미개한 종족이므로 개화된 백인의 지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있었다.
국민 대다수가 힘들게 생활을 꾸려가는 무산대중인 상황에서 이들의 의사가 국가를 좌우하게 되면 일부 부유한 유산계급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가난한 대중이 수적인 힘을 앞세워 부유한 소수의 재산을 빼앗으려 하지 않을까? 부자가 대다수였던 ‘헌법의 아버지들’에게 이것은 심각한 걱정거리였고, 결국 그들은 ‘다수의 독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헌법에 국회가 양원제로 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원은 인민의 직접투표로 인구비례에 의해 선출되기 때문에 이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의견을 대변한다. 이에 비해 상원에는 각 주가 똑같은 수의 의원을 보내도록 했고 이들의 선출 역시 주민이 아닌 주의회가 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명망 있고 부유한 인사들이 상원에 모이게 되므로 이들이 하원을 견제하면서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게 될 것이다. 1913년에 헌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상원의원도 주민 직접선거로 선출되지만, 상원이 부유한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매우 강하게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내에서의 견제와 균형에 관한 것이다. 헌법이 제정될 당시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우려했던 것은 입법부의 독재 가능성이었다. 아무리 상하원간에 상호견제 기능이 있다 해도 입법부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인민을 대표하는 기구이므로 언제나 다수독재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새 헌법은 이런 입법부 독재를 막기 위해 행정부, 특히 대통령에게 입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 위헌심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쥔 연방대법원 판사를 대통령이 지명하고, 입법부가 통과시킨 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이 그 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국가 의사의 최종결정권은 어디까지나 입법부에 있으며, 대통령이 거부한 법이라도 입법부가 다시 통과시키면 대통령도 이에 대해서는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입각한 정부 조직이 완성되었다. 이는 미국헌법의 위대한 발견이다. 미국헌법은 권력을 철저히 불신하고, 권력을 가진 개인 또는 조직이 ‘선의’와 ‘절제력’으로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단호히 거부했다. 권력은 오직 또 다른 권력에 의해서만 억제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권력과 정부에 대한 진정한 근대적 이해이며,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권력의 남용과 독재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바로 이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헌법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미국헌법의 위대한 발견에 힘입은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