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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4458932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7-10-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삶에는 때로 위로가 필요하다
밀양_ 누추한 땅에서 찾는 구원의 가능성
인간중독_ 상처와 사랑
건축학개론_ 기억을 엮어 만든 집
오래된 정원_ 혁명과 사랑 사이
시_ 아픈 삶에 건네는 위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_
내 마음의 안식처, 노승과 암자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_ 트라우마 치유하기
시대와의 불화, 찬란한 탈주의 꿈
음란서생_ 꿈꾸는 것 같은,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은
아가씨_ 가짜와 억압의 그물망을 넘어서
자객 섭은낭_ 굴레를 벗어난 푸른 난조
경주_ 춘화를 찾아서
천녀유혼_ 우울한 시대에 꾸는 아름다운 꿈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_
닫힌 유토피아와 열린 유토피아
선택은 언제나 치열한 떨림이어라
시네마 천국_ 알베르토의 선택에 대한 단상
파이란_ 강재의 선택
미드나잇 인 파리_ 삶과 글쓰기를 위하여
올드보이_ 미도, 함정과 구원 사이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_ 선택, 욕망의 두 갈래 길
그토록 서늘했던 폭력의 기억
동주_ 뜨거움과 부끄러움, 악에 맞서는 두 가지 방식
황산벌_ 권위적 기억과 해석에 대한 도전
살인의 추억_ 범인 찾기, 맥거핀의 미로
제인 에어_ 평강공주와 제인 에어, 고집 센 그녀들
쥬드_ 돈키호테 또는 성 스테파노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_ 호모 사케르를 위하여
만남과 헤어짐의 다섯 가지 얼굴
원스_ 스쳐갔던 시절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클로저_ 케팔로스의 후예들
동사서독 리덕스_
시간의 잿더미, 자기애와 집착이 남긴 상처
중경삼림_ 도시라는 사막 속 낙원 만들기
이터널 선샤인_ 영원한 사랑의 햇살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_ 사랑, 끊임없는 다리 절기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미자에게 시 쓰기는 고통스럽고 쓸쓸한 삶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이었고, 이는 희진의 아픔에 거짓 없이 공감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국 그녀가 찾아낸 시의 아름다움은 고통에 대한 사과이자 속죄이며 진심을 담아 전하는 위로였다. 그러한 그녀의 위로는 손자의 죗값 치르기와 자신의 죽음이라는 대속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미자는 사랑하는 손자를 결국 경찰에 넘긴다. 그리고 그날 밤, 시를 쓴다.
강좌의 마지막 날, 시를 쓴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 시 쓰기가 너무 어렵다는 한 수강생의 말에 김용탁 시인은 답한다. “아니에요. 시를 쓰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시를 쓰겠다는 마음을 갖는 게 어려워요.”
시란, 진실과 따뜻함이 넘치는 삶의 방식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가 남긴 시 <아네스의 노래>는 희진에게 전하는, 마음을 다한 위로이자 먹먹한 아름다움이 된다. 더불어 그녀의 죽음은, 종교처럼 높고 순결하다.
-영화 <시>에 관한 글 중에서
영화를 보면서 다소 혼란스러웠다. 정치와 우리의 삶, 이 둘 중 무엇이 더 소중한 것일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우리의 삶 자체가 더 의미 있는 것이라 답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당위적인 답변과는 별개로 정치적 고려 또한 결코 만만찮은 힘을 가졌음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때로는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 실질적인 힘으로, 때로는 사람들의 관계를 결정짓는 원리로, 때로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삼켜버리지는 못하도록 해야겠다. 허위의 것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될 때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는 푸른 난조와 가성공주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영화 <자객 섭은낭>에 관한 글 중에서
삶과 글쓰기의 갈림길에서 숱한 번민을 지속했던 길 펜더. 그는 자정의 종소리를 따라 내면여행을 다녀온 뒤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쉽지 않은 선택을 한다. 지금껏 자신이 쌓아왔던 모든 것들과 결별하면서까지 파리의 소설가로 남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아웃사이더다.
현명한 선택인지 확신할 순 없었지만 나는 그의 선택을 응원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는 숨겨왔던 내 속의 또 다른 내 모습인지도 몰랐으니까.
생각해보면 나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타협을 해왔던가? 이미 늦었다는 이유로 뒤돌아보지 않고, 다들 그렇게 산다는 이유로 대충 넘어간 적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결국 나는 내 속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도 마땅히 보아야 할 것들을 똑바로 보지도 않고 살아온 셈이다. 이네즈와의 약혼이 잘못된 결정임을 알면서도 억지로 외면하던 길 펜더처럼. 그 속에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소중한 것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 것일까?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관한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