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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84988163
· 쪽수 : 467쪽
· 출판일 : 2007-12-24
책 소개
목차
<칼의 노래>
책머리에
칼의 울음/안개 속의 살구꽃 / 다시 세상 속으로 / 칼과 달과 몸 / 허깨비 / 몸이 살아서 / 서캐 / 식은땀 / 적의 기척 / 일자진 / 전환 / 노을 속의 함대 / 구덩이 / 바람 속의 무 싹 / 내 안의 죽음 / 젖냄새 / 생선, 배, 무기, 연장 / 사지에서 / 누린내와 비린내 / 물비늘 / 그대의 칼 / 무거운 몸 / 물들이기 / 베어지지 않는 것들 / 국물 / 언어와 울음 / 밥 / 아무 일도 없는 바다 / 노을과 화약 연기 / 사쿠라 꽃잎 / 비린 안개의 추억 / 더듬이 / 날개 / 달무리 / 옥수수 숲의 바람과 시간 / 백골과 백설 / 인후 / 적의 해, 적의 달 / 몸이여 이슬이여 / 소금 / 서늘한 중심 / 빈손 / 볏짚 / 들리지 않는 사랑노래
부록
충무공 연보
인물지
별책 <칼의 노래 자료집 - 김훈을 읽다>
작가는 말하다
희망 없는 세계를 희망 없이 돌파하는 한 사내의 슬픔과 고난에 대하여 / 김훈
다시, 임화(林和)를 추억함 - 동인문학상 수상소감 / 김훈
왜 우리는 김훈을 읽는가
이 시대 왜 김훈을 읽는가 / 박철화(2004)
내가 읽은 김훈의 <칼의 노래> / 강금실(2001)
고독한 실존주의자 '인간 이순신' / 남진우(2001)
순정한 인간의 이야기 / 이성희(2002)
진지하고 박진감 있게 밀어붙이는 문장 / 교보문고 독자(2002)
한 줄기 일자진으로 맞서야 할 운명의 혹형 / YES24 독자(2003)
작가의 마음에도 어떤 칼이 숨어 있나 보다 / 알라딘 독자(2003)
죽음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의무 / Enrique Martin(2006)
문장에 스며든 철학적 언어 / El templo de Champoo(2007)
새로운 미학적 감성의 세계 / Jeremias Lynch(2007)
<칼의 노래>, 그 문학적 성취의 성격
2001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선정의 말 - 박완서 외(2001)
역사를 초월한 절망의 깊이 / 김인환(2001)
김훈에 대한 몇 가지 생각 / 김진석(2005)
장인의 기율과 냉소의 미학 / 서영채(2005)
김훈 소설이 묻는 것과 묻지 않는 것 / 김영찬(2007)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 / 신형철(2007)
번역자는 말한다
스스로를 방어할 자격을 갖춘 소설 / 고혜선, Francisco Carranza(2004)
조사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 작가 / 양영란(2007)
나에게 김훈은 누구인가
사무라이, 예술가 그리고 김훈 / 남재일(2002)
선생님이거나 형님이기 이전에 선배, 김훈 / 이문재(2004)
절박한 오류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 / 김순응(2007)
한겨울을 이겨낸 칼을 건네준 사내, 김훈 / 이현주(2007)
<칼의 노래>, 백만 부 출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학의 매체성 - <칼의 노래> 백만 부의 사회적 의미 / 표정훈(2007)
부록
<칼의 노래> 연혁
작가연보
작품목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속지 않겠다고 믿는 자는 길을 잃는다. 속아주는 자만이 넘어설 수 있다. 벤야민이 희망이 없는 자에게만 희망이 있다는 요지의 말을 했을 때 그 말이 뜻하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김훈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인간주의와 얼마나 많은 역사주의가 있는 것인가. 김훈은 그런 것들이 세상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다는 신념에 회의적이다. 그래서 인간을 긍정하지 못하면서 인간을 말하고 역사를 믿지 못하면서 역사소설을 쓴다. 이 역설이 김훈 소설의 힘이다. 그 역설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치열하게 동어반복한다.
역설이 아닌 것은 세계가 고통 속에 있다는 사실 뿐이다. "고통의 절대성만이 오늘날까지 계속되어온 유일한 것이다."(아도르노) 필록테테스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필록테테스가 보수주의자이건 진보주의자이건 말이다. 고통은 보수와 진보의 너머에 있고 어쩌면 그 고통은 가 닿는 길도 보수와 진보의 너머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여전히 유물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고통의 유물론이어야 한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 받는 자들의 편이다."(<남한산성> 서문) 김훈의 소설은 그 필록테테스의 끝나지 않는 고통 앞에서 우는 울음이다. 이 울음이 인간과 역사에 대한 필사적인 진정성의 표현이자 순도 높은 예의가 될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 문학평론가 신형철,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 중에서
새벽 순찰 길의 바다 안개는, 보이지 않는 바다 저편의 냄새를 실어다 주었다. 새로운 싸움을 예비하는 새로운 시간이 안개에 실려 내 몸속으로 스몄다. 바다에는 지나간 것들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바다는 언제나 낯선 태초의 바다였다. 수평선 너머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들이 적인지 아군인지 식별할 수 없었다. 그 시간은 싸움에 의해 더렵혀지지 않은, 맑은 시간이었다. 피아를 식별할 수 없는 그 새로운 시간만이 새로운 싸움을 싸워나갈 수 있는 바탕이었다. 새벽 바다에서 낯설고 맑은 시간들을 다 건너가고 나서야 나의 전쟁은 끝날 것이었고 그때 비로소 나의 생사, 존망은 하나로 합쳐져 평안할 것이엇는데, 새로운 시간의 파도는 끝도 없이 밀어닥쳤다. 새벽 바다에서 죽은 여진을 향한 나의 성욕은 무참했다. - <칼의 노래>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