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2

제 1 권
모악산의 혈투/ 염채은과 강인찬/ 우선 아쉬운 대로 백억/ 마흔여덟 명을 죽인 살인 청부업자/ 자동차 트렁크가 축 처질 만큼의 돈/ 추적

제 2 권
대결/ 다시 시작되는 시련/ 실미도의 최후/ 염채은의 선택/ 다시 찾은 모악산/ 실미도 잠행/ 에필로그

"실미도에 입대한 지 삼주 후에 부대 창설식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는 절대절명의 명령이 떨어졌다. '평양의 주석궁을 폭파하고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와라... 체포되면 그 자리에서 자폭하라'는 것이었다."

그 시절, 뒷골목 쓰레기 인생들 중에서 깡다구 좋고 힘깨나 쓰게 생긴 사람들을 비밀 특수부대로 뽑아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비밀 특수부대는 머리만 있고 꼬리는 없어서, 소문만 무성할 뿐 아무도 진정한 정체를 몰랐다.

분명한 것은, 비명횡사를 해도 눈문 한 방울 흘려줄 사람 없는 고아거나 무연고자라야 입대를 시킨다는 사실이었다. 연고자 없는 사형수나 무기수, 전과자들의 개척자활단, 그리고 혈액원의 쪼록꾼들 중에서 누군가 점찍히면 짧은 머리의 단정한 신사복이 나타나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