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563595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3-08-27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책입니다.
책속에서
“너 누구야?”
애비는 여우에게 물었다. 쪼그리고 앉아 손을 내밀었다. 애비는 여우가 그 손을 핥길 바란 것일까? 빙고처럼 귀 뒤를 살살 긁어 주길 기대하며 손에 머리라도 문지르기를?
여우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여전히 애비를 바라보며.
“너 여기 살아?”
애비는 물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애비는 이제 무섭지 않았다. 여우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여우의 주둥이에서 3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손을 내밀었다. 여우가 입을 열었다. 애비는 여우가 하품을 하려나 보다, 내 발치에 몸을 말고 잠을 청하려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여우의 이빨이 애비의 손에 닿았다. 가볍게. 마치 아주 조금만 상처를 내려는 것처럼.
그 악몽. 매일 밤 꾸는 똑같은 악몽이었다. 군인들이 건물 밖에 서 있다. 여우의 눈에는 소년처럼 보이는 군인 여섯이 낄낄대며 장난을 치고, 그중 둘은 전날 밤에 본 어떤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여우는 모래 위 태양의 향기와 사막의 선인장 꽃과 앳된 청년들의 웃음소리에 이끌려 막 그 이야기 속으로 발을 디딘 참이다. 여우가 어느 지프차의 앞자리에 앉아서 그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트럭 한 대가 입구를 부수며 돌진하더니 더욱 속도를 올리며 모래자루 더미를 돌파한다. 어느새 여우는 공중에 뜬 채 상황을 지켜보고(몸이 화염 속을 날고!), 어느 군인도 여우와 나란히 떠올라 둘의 몸이 그렇게 함께 공중을 날다가, 어느 순간 그 군인은 보이지 않고, 여우만 아래로 끝없이 추락하고 또 추락하다 가속이 붙어, 마침내는 몸이 땅에 부딪혀 터져 버리기 직전……
여우는 언제나 땅에 부딪히기 직전에 잠에서 깨었다. 하지만 눈을 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이 들판이라는 것을 깨달아도, 눈앞에 꽃과 들풀들이 보여도, 여우에겐 여전히 그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애비는 혹시 그 여우가 길 건너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창밖을 흘낏 보았다. 지금 여우는 애비를 올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애비는 그 여우가 분명히 길 건너편에 있고, 분명 애비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음을 느꼈다. 여우는 외치고 있다. 그 애들 말 듣지 마, 애비. 듣지 말라고!
안 들을 거야! 애비는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애비는 크리스틴에게 말했다.
“나 다이어트 중이야.”
애비는 자신의 떨리는 손이 크리스틴에게 보이지 않도록 퍼드를 꼭 끌어안으며 거짓말을 했다.
“벌써 1킬로그램이나 빠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