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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5863520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5-09-25
목차
1부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
개울에서
게임
관객
교직절환
그믐달
길 2
끝장토론
낮에 나온 반달
녹슨 열쇠의 변명
돌멩이
바람
껌
명함
시어가기
밴댕이
불쌍한 닭새끼
2부
황학동
빛깔 그리고 색깔
사랑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없다
새집
소 닭
수술실에서
시계불알
어우르기 아니면 어루러기
양미리
연습장
에스컬레이터
영안실에서
오라고 하셔도 갈 수가 없어요
이슬
밥
종
참이슬
화장실 시계
뱃놀이
조각보
왜 그럴까?
3부
젓가락
넙치의 유언
가로등
여울에서
흐르는 강물처럼
과메기
꿈에 관하여
거미
내장탕
순대국
숲에는 언제나 물이 흐른다
새벽
스톱워치
허공 중에서 비는
아지랑이
어머니
오직 하나에 관한 착각
4부
왁저지
웃은 죄
임무교대
자유
잘못
장기판
찍고 찍고 찍고
죽지 않으려고
참빗
풀기 또는 매달기
한때
한식
회충 같은 내 사람아
귀
눈
눈꺼풀
대머리
5부
눈썹
머리
머리카락
감 따기
고추는 왜 휘는가
불륜
문 열어라
뺨
뭘 잘못했지
코
당신은
2시 14분 45초
단춧구멍
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백합화와 사과나무
나의 길
낙엽의 사랑
다르거나 혹은 모르거나
배
사랑 걸고 사랑 만들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詩語가기’ 라는 방제목을 보고
기막히게 잘 지은 제목이라 생각했다
‘쉬어도 가고’ ‘시를 쓰기도 하고’
발음도 좋고 아무래도 멋진 이름이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나에겐 그 ‘시어가기’ 가 다르게 보였다
서른 살 전에는 나도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
한때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르고
깝죽대면서 ‘세어가기’ 를 꿈꾸었다
달랑 불알 두쪽의 힘을 믿고
세상천지가 내것처럼
‘세어가기’ 를 꿈꾸었다
서른다섯 고개를 넘으면서
나는 진로를 바꾸었다
‘시어가기’로 작정을 했다
풋김치 네들이 뭘 알랴
맛이 제대로 들려면 적당히 ‘시어가기’ 를 해야지
내게 맞는 꿈을 골라 새콤달콤하게 신김치처럼
어느 구석에서라도 한껏 빛을 보리라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정말로 ‘쉬어간다’ 는 쉰이 되면서
나는 가던 길에 주저앉았다
쉰내가 풀풀 나면서
내 꿈은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고
몸도 마음도 정신없이 모지라지고
까라지고 뭉그러져갔다
어느새 나는 ‘쉬어가기’ 가 된 것이다
쉰내나 풀풀 풍기면서
마지막 카드를 꺼내서
또 한번 호기를 부린다
암! 이건 쉬어가는 것도 아니고
썩는 것도 아니다
난 지금 발효중이다
멋진 음식이 되기 위해 삭혀지고 있는 중이다
골마지가 끼더라도 좀 냄새가 나더라도
참고 기다리라고 부르짖고 싶다
-시 <시어가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