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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88987390116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17-10-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출판사 사람들의 속마음 들여다보기
어렵게 투고한 원고, 거절 메일을 받다
우리는 출판사 거절 메일의 의미조차 모른다
출판사가 거절한 첫 번째 이유, 이름값이 없기 때문
이름값이 없는 저자가 출판사 관문을 뚫으려면
<모방 전략이 답이다>
차별성이 아니라 유사성을 강조하라
저자란 독자의 딱 반걸음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사람
<반걸음 전략이 필요한 이유>
제2장 질문과 답을 통해 책의 콘셉트 만들기
책이란 좋은 질문이거나 좋은 답
<콘셉트란 좋은 답>
콘셉트가 좋다는 말은 원초적인 욕망을 건드렸다는 뜻
개구리 선생의 특강: 콘셉트 잡는 방법
온라인서점 카테고리를 분석하라
콘셉트 잡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들
제3장 독자 지향적 목차 구성법
닥스훈트 선생의 목차 강의
<목차를 짤 때 지켜야 할 원칙>
목차를 짜기 위한 첫 단계, 3단계 구성
목차 짜기 두 번째 단계, 3단계 구성에서 목차로 확장하기
이 책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목차는 빼라
<목차 짜기 팁>
제4장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
다른 건 하겠는데 글은?
본문, 이렇게 써보자
① 얼마나 써야 할까?
② 하루에 얼마나 쓸까?
③ 주장과 근거
④ 주장(주제/메시지)을 꽉 붙들고 있어야 한다
⑤ 나의 경험은 최고의 글쓰기 재료!
⑥ 흐름을 세워라
⑦ 객관적 글쓰기
글쓰기에 요령이 있다면
① 베껴 쓰기에서 내 스타일대로 쓰기까지
② 녹취하기 - 글쓰기는 힘들고, 분량은 채워야 할 때
③ 두 번 쓰기 - 정리가 안 될 때
④ 다양한 글쓰기 책들
⑤ 안 되는 문장은 어떡하지?
⑥ 글쓰기의 유일한 재능
제5장 출간제안서 작성부터 계약, 인쇄, 출간과정 등 남은 궁금증들
마지막 질문의 방
투고부터 출간까지
1) 출간제안서 작성하기
① 저자 소개
② 목차와 샘플 원고
③ 경쟁 도서
④ 콘셉트
⑤ 비용 및 판매 제안
2) 투고 이후
① 출판사와 첫 미팅
② 협상과 계약서 사인
③ 계약 이후 편집 과정
④ 인쇄 이후 출시
투고 방법, 출판사 선택, 전자책
누구를 위해 책을 쓸 것인가?
리뷰
책속에서
이 방에 왜 거울이 있는지 알고 있나? 거울은 말이야, 아주 중요하지. 거울 앞에 서봐. 그리고 움직여봐. 거울이 어떤가? 자네를 따라 하지? 거울은 아주 위대한 물건이야. 자네가 움직이는 대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자네를 흉내 낸다고. 거울은 출판 정신의 위대한 표상이야.
아니, 굳이 아는 척할 필요는 없어. 그냥 모르면 모르는 대로 들어보라고. 만일 당신이 출판사 사장이라면 말이야, 출판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하겠지? 아니, 이건 물어볼 게 아니지. 정말 셀 수 없는 정보를 접한다고. 스쳐지나가는 정보가 대부분이지만 뇌리에 콱 박히는 정보도 있지. 바로 ‘매출’과 관련된 정보야. 서점에 나가면 그냥 서점만 둘러보는 게 아니야. 일단 서점 담당자를 만나지. 그 사람과 쌓은 친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농담 따먹기를 하러 간 게 아니니까 한두 마디라도 출판계 소식을 주고받는다고. “요즘 무슨 책이 잘 나가요?” “땡땡땡 책이 요즘 최고 인기죠.” 인쇄소 가도 ‘요즘 무슨 책 찍어요?’ 하고 물어보고 ‘어느 출판사의 뭐시기 책을 계속 찍어요.’ 하고 답을 듣는다고. 제지사(종이를 공급하는 곳) 담당자를 만나도 그래. ‘요즘 어디서 종이 많이 가져가요?’ 하고 물으면 ‘거시기 출판사가 지난 달 결제액이 얼마래.’ 하고 답이 오지. 출판사 사람들과 만나도 마찬가지고, 저자를 만나도 똑같아.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 줄 아는가? 요즘 이 책이 잘 나간다. 그 책은 이렇게 팔더라. 다 베스트셀러 이야기뿐이라고. 귀가 따갑게 듣는 얘기가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책이야. 그렇다면 말이야, 관계자들 만나서 정보를 듣고 돌아온 출판사 대표는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도 이런 책 한 번 만들어야 하는데.’
출판사에는 대표 말고 마케터나 영업자들도 있어. 신간 소개하려고 서점 엠디(MD)를 만났는데 한 소리 들은 거야. ‘이런 책이 나가겠어요? 요즘 잘 나가는 책은 따로 있어요.’ 그러면 출판사 돌아와서 무슨 소리를 하겠어? ‘우리도 이런 책 만들어주세요.’
출판사 대표와 영업자 혹은 마케터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 책 생각으로 꽉 찬다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뜨고 난 뒤에는 거의 모든 출판사가 한 번쯤 자기 책의 제목으로 그 책을 흉내 내려고 한단 말이야. 아무 상관도 없는 변비 책을 만들면서 <불쾌하니까 변비다>라고 책 제목을 떠올려보는 거야. 이게 끝이 아니야. <쓰러지니까 청춘이다>, <아플 수도 없는 중년이다>, <아픈 척 하는 게 청춘은 아니다>, <왜 아프다고들 난리지?>…… 별의 별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지. 물론 제정신을 차리고 ‘우리도 이런 스웩 넘치는 제목 좀 만들어보자’고 편집부에 주문하지. 그러면 이제 편집부에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패러디한 형태로 책을 구상하게 된다고.
왕년에는 그걸 2등 출판이라고 불렀어. 잘 나가는 책이 있으면 비슷하게 제목 지어서 1등 책 옆에 붙이는 방법이지. 그게 한때 시장을 장악한 적이 있었는데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았지. 왜냐하면 출판사는 불안한 거야. 잘 나가는 걸 따라 가야 자기 책도 팔릴 것 같거든.
_<모방 전략이 답이다> 중에서
출간제안서 가운데 ‘이 책은 경쟁서와 이런 점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진짜 ‘다른’ 책들은 굳이 ‘나는 다르다’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이미 제목을 보면 ‘다르다’는 게 느낌으로 온다. 예컨대 빅 데이터 관련 책들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는 ‘빅 데이터가 무엇인지’, ‘빅 데이터가 경영 환경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런 종류의 책이 등장했다. 그러다 <신호와 소음>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기존의 빅 데이터 책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제목과 콘셉트만 보면 알 수 있다. ‘빅 데이터가 뭔지 알겠고, 그럼 빅 데이터 가운데 양질의 정보를 어떻게 걸러야 해?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 신호이고, 나에게 필요 없는 소음이지?’ 제목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은가? 이처럼 주제에 대한 사회의 니즈가 변할 때 이를 충족시키는 게 진짜 차별화다. 차별화된 상품은 물론 생산자가 만들기는 하지만 만든다고 다 ‘차별화된 상품’으로 인정받는 건 아니고, 1) 고객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하고(이제 빅 데이터가 뭔지는 충분히 알았으니 다음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2)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어떻게 해야 빅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 답을 주어야 한다.).
_<진짜 다른 책은 ‘다르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중에서
독수리 선생은 좁은 공간을 최대한 멀리 돌아서 가속도를 얻더니 그대로 내 어깨를 낚아채고 하늘 높이 솟구쳤다.
“으악! 이게 무슨 짓입니까?”
옥상을 빠져나오자 햇빛에 눈이 부셨다.
“집에 가야지 않겠는가?”
“그렇기는 하지만 이렇게는 아니잖아요?”
“물론이지.”
독수리 선생은 점점 창공으로 오르고 있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발밑으로 까마득히 숲과 건물이 보였다.
“어때? 이토록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방금까지 머물렀던 그 집이 작아 보이지?”
“네, 그렇기는 합니다만 너무 무섭습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5층까지 오르는 동안 수업을 제대로 받았다면 이제 자네 마음속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이 있을 테니 말이야.”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
“그런데 선생님은 제게 무엇을 가르쳐주시려고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신 겁니까?”
한동안 독수리 선생은 말이 없었다.
“내가 자네를 데리고 날고 있는 이유는……”
독수리 선생이 입을 연 것은 산 하나를 넘고 있을 때였다.
“오늘 배운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는 잘 배웠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늘 배운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말이야.”
산줄기 사이로 도로가 보이고 강줄기가 흘렀다.
“이보다 중요한 게 뭔가요?”
“만일 자네 글이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책이라는 말이야. 그 한 명에게 집중하라고.”
“네? 그 한 명이 누군데요?”
“집에 가서 잘 찾아봐.”
독수리 선생은 마지막 말과 함께 내 어깨를 놓았다. 하늘에 잠시 붕 떠 있던 내 몸은 구름과 바람 사이에서 떠돌다 강력한 중력의 힘을 받으며 끝 모르게 추락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_<누구를 위해 책을 쓸 것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