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하여

옛 친구들에게
감옥에서 못 보낸 세 통의 편지
동아시아의 한마당을 향하여
통일운동에서 평화운동으로
새로운 문명적 대안과 문학론을 위하여
북녘의 친구에게
세상에 나와서
80년대 세대의 진혼곡
<장길산>과 함께한 십 년
평화의 징검돌을 놓으시기를
좌경 용공분자의 광기
북경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문화의 개악에 반대한다
일본 문화 개방에 대한 몇 가지
북에 이로우면 기밀이 된다?
의상을 벗어라!
우리는 너를 보고 깜짝 놀란다
다리를 놓아주라
내년 설날에는
아들을 위하여
홍위병과 빵잽이
김남주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
'평화협정'을 현실화하자
야누스의 얼굴
작가 후기

감옥에서 한번은 '봄맛'이 생각나서 운동시간에 담장 아래 손바닥만한 넓이로 이어진 봄품들 사이에서 작은 터럭처럼 올라온 쑥의 새싹들을 손톱으로 긁어 모았는데, 쑥도 감옥 담장 안에는 흔치 않아 꼭 한 줌밖에 안 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맛나니로 라면 스프를 모았다가 쓰는데 나는 그게 느글거려서 내가 찾으려는 '봄맛'을 버릴 것 같더군.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주전자에 마른 오징어 다리만 끓여서 국물을 내어 건져내고 거기다 관급 고추장을 풀고 쑥국을 끓였어요. 그 냄새 죽여주더만.
-본문 110 p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