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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 경전/법문
· ISBN : 9788989571919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3
신심명 원문 해석…… 7
신심명 해설…… 17
맺음말…… 350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워하되 미움이 없으면 성인(聖人)이요, 미워하되 미움이 맨 뒤에 있으면 대인(大人)이고 맨 앞에 나서 있으면 소인(小人)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고요하고 청정하며 대인은 어질고 엄격하며 소인은 분노하고 들뜬다. 당연히 성인은 한가롭고 대인은 느긋하며 소인은 바쁘다. 성인은 사랑을 평등으로, 미움을 자비로 만들고 대인은 사랑을 희생으로, 미움을 인욕으로 만들고 소인은 사랑을 집착으로, 미움을 분노로 만든다. 성인은 사랑이 저절로 흘러나오고 대인은 사랑이 애써 만들어지며 소인은 사랑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성인은 사랑이 영원하게 되고 대인은 사랑이 점차 커지게 되고 소인은 있는 사랑마저도 점차 잘게 부숴진다. 그래서 성인은 서기(瑞氣)를 발하고 대인은 길기(吉氣)를 발하고 소인은 사기(邪氣)를 발한다. 성인은 바르고(正) 대인은 착하며(善) 소인은 삿되다(邪).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곧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으로서 몰록 사라져버리면 돌덩어리 아니면 부처다. 애증심(愛憎心)이 사라지는 동시에 지혜를 동반한 자비심이 드러나지 않으면 굳어 움직임이 없고 외롭게 되어가며 차가워지니 죽음이다. 반면 그 때 텅 빈 마음이 밝음과 생기(生氣)를 얻으면 마침내 도(道)가 물과 같아서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항상 흘러다니며 멈추어 있듯이 크게 움직인다. 자유자재한 움직임이 있고 따뜻하니 고로 부처(佛)다. 모든 생명이 그 속에서 기쁨을 누린다.
미움이 대부분 사라진 순도 99%의 사랑과 미움이 대부분인 순도 1%의 사랑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리고 순도 99%의 사랑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순도 1%의 사랑은 미움을 잘 알고 드러나 있으므로 철저하게 경계하고 조심하여 오히려 다치지 않고 그 가느다란 사랑을 잘 이어가기도 하지만 순도 99%의 사랑은 오만해져 미움을 방심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갑자기 뾰족한 칼날 끝이 되어 나를 찌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을 얻으려는 마음인 애욕과 집착을 털끝만큼이라도 남겨두게 되면 나는 처음과 근본에서는 다를 바 없이 그대로인지라 사랑하기 위해 애쓴 보람도 없고 결과는 사랑 이전보다 더욱 나쁘게 되니 사랑을 한 번 시작했으면 순도 100%의 사랑이 되도록 완전한 끝을 봐야 된다. 오로지 고독의 힘으로 끝까지 밀어붙여 사랑과 미움의 뿌리를 통째로 도려내는 것이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 때 조용히 앉아 기도하거나 명상하면서 억지로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고요히 하려고 애쓰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혹에 혹을 하나 더 덧붙이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욕망을 억누르면 마음만 더욱 복잡해진다. 그렇다고 그대로 있어도 안 된다. 이 때는 주관적인 생각에 따르면 더욱 악화되니 일단은 자기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도록 유념해야 됨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 근원을 어느 정도 손봐야 한다. 이런 경우는 소리의 도움을 얻으면 좋다. 진언(眞言)이 그런 것이다. 비록 현실에서 온갖 잡다한 마음이 나온다고 하지만 그 근원이 분열된 상(相)과 전생의 업(業)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다스리고 스스로 지워 없애기 어려우므로 소리를 통해 신(神)의 힘을 빌어오는 것이다. 가장 높은 소리와 가장 낮은 소리를 잘 조합하여 리드미컬하게 집중하여 진언을 반복하면 자기 안에서 울리며 번뇌망상의 파동이 많이 끊어지므로 저절로 고요하게 된다. 이 때 조심할 점은 마음을 고요하고자 하는 목적에 너무 의식적으로 매달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신력(神力)은 항상 텅 빈 마음일 때 가장 크게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