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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89938941
· 쪽수 : 206쪽
책 소개
목차
샤르밀라 타고르의 해설
1.인디르 할머니
2.신비한 울음소리
3.아푸의 이상한 행동
4.한 시대의 끝
5.낡은 인디고 방갈로
6.망고피클
7.여름날 오후
8.두르가 누나
9.레몬 이파리와 열매
10.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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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푸의)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커다란 보리수가 서 있다. 그 나무는 얼마나 큰지 하늘 높이 나는 비행기 창에서 내려다보거나 고지대에 있는 집 지붕에서 그 꼭대기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아푸는 가끔 그 나무를 무심코 쳐다보곤 했다. 그럴 때마나 어김없이 머나먼 나라, 아주 먼 나라가 떠올랐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른다. 엄마가 들려주던 동화 속 왕자가 사는 곳, 그런 곳이 아닐까?
이런 약간의 즐거움이 어린 그의 마음을 휘저었다. 그런데 상상 속 그 머나먼 나라로 흘러가는 바로 그 순간, 아푸는 엄마가 정말로 보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자기가 상상 속에서 가고 있는 그곳엔 엄마가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처럼 엄마 곁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 - 51쪽
2년 전, 사라스와티 푸자 날에 푸른목새를 보기 위해 아빠와 마을사람들과 함께 나섰을 때 드넓은 들판을 가로 지르며 미지의 장소로 사라져버린 길을 본 적이 있었다. 아푸는 양쪽으로 이름 모를 새와 나무와 풀이 있던 그 먼지 나는 길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길게 뻗은 길이 어디까지, 얼마나 멀리 이어지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저것은 소나당가 벌판을 지나는 길이야.”
아빠가 그렇게 말해준 적이 있었다.
“그 길은 마다브푸르, 다스가라를 지나 달치트의 강 가트와 합쳐진단다.”
하지만 아푸는 그 길이 달치트에서 중단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길은 훨씬 더 멀리까지 이어져 서사시에서 나오는 땅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아푸는 높은 보리수의 가지를 볼 때마다 아주 먼 그 나라들을 떠올렸다. 받아쓰기 문제에 귀를 기울이다가 2년 전 보았던 그 길이 생각난 것이다. - 92쪽
아푸는 바바지 노인의 집을 방문하다 보니 꾸밈없는 생활방식이 영혼의 자유라는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아푸가 매일매일 발견하는 수많은 새와 풀과 나무 들에서 느끼는 특별한 기쁨이자 흙을 만지는 것만큼이나 친밀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 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