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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드 카하트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뿌리와이파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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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002481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08-05-15

책 소개

파리의 한 공방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한 중년 사내의 에세이. 파리와 피아노와 피아노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중년의 사드 카하트는 회사일로 파리에 왔다가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상점을 지나는데...

목차

감사의 말 (7)
1장 뤼크 13
2장 내 피아노 찾기 35
3장 슈팅글 도착하다 52
4장 가이야르 선생님 64
5장 자신에게 맞는 것 71
6장 펨버튼 선생님 84
7장 요스 92
8장 어떻게 소리가 나는가 104
9장 건반뚜껑 117
10장 세계가 더 시끄러워지다 129
11장 레슨 149
12장 공방 카페 161
13장 친선시합 171
14장 조율 187
15장 딱 맞는 말 206
16장 스콜라 칸토룸 220
17장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 235
18장 거래 249
19장 베토벤의 피아노 258
20장 마스터클래스 268
21장 틈은 기계의 영혼이다 289
22장 파지올리 301
23장 마틸드 322
24장 또 다른 꿈의 피아노 342
옮긴이의 말 (347)

저자소개

사드 카하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오랜 기간 프랑스에서 살았다. 예일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을 다녔으며,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연예사업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12년 전 유럽으로 돌아갔다. 현재 파리에서 사진작가인 아내 시모 네리와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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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목 (옮긴이)    정보 더보기
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존 밴빌의 『바다』 외에도 『로드』, 『선셋 리미티드』,『신의 아이』 『패신저』, 『스텔라 마리스』, 『제5도살장』, 『바르도의 링컨』, 『호밀밭의 파수꾼』,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미국의 목가』, 『굿바이, 콜럼버스』, 『새버스의 극장』, 『아버지의 유산』, 『왜 쓰는가』, 『킬리만자로의 눈』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공역)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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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얼마나 놀라운 악기인가. 거미처럼 가느다란 다리로 버티고 있는 새까만 덩어리. 캐비닛 덮개의 관능적인 곡선은 닫아 놓으면 섬세하면서도 엉뚱해 보였다. 그러나 아! 덮개를 열고 황금, 붉은 펠트, 은색 현으로 이루어진 보석상자를 드러냈을 때의 전율. 기계적인 것과 관능적인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롭게 결합되어 있었다. 늘씬한 막대기에 받쳐진 뚜껑이 그리는 45도 각도는 가는 다리에 받쳐진 육중한 캐비닛이 빚어낸 긴장을 되풀이했다. 우아한 버팀목으로 지탱하는 무게. 그것은 중력이 승리를 거둘 경우 다가올 재앙을 은근히 위협적으로 암시하고 있었다. - 본문 57~58쪽에서

귀스타프 에펠은 1889년 에펠탑이 완공된 직후 그 꼭대기에 있는 자신의 작은 숙소에 들여놓은 플레옐 업라이트를 조율하려고 조율사를 불렀다. 조율사가 꼭대기로 올라가려 하자 밑에서 입장료를 내라고 했다. 그는 돈 내기를 거부하고 바로 돌아가버렸다. 자신의 전문적인 일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분개한 것이다. 「르 피가로」는 조율사에게 우호적인 태도로 이 일을 기사로 다루었다.
뤼크는 깔깔 웃더니, 요즘 조율사들의 가장 특이한 점은 침대에서 고객들과 노는 거라고 말했다. 사실 배관공이나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한 이와 비슷한 맥락의 농담은 조율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들은 낮에 집을 찾아오며, 집에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있어야 하고, 일은 복잡하고, 보통 사람에게는 낯설다. 게다가 고객은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런 공식을 말했더니 뤼크는 평소처럼 실용적인 태도로 말했다. “그럼요, 어떤 조율사들은 사실 15분이면 끝날 일인데 네 시간씩 있다 오기도 하죠. 그렇다고 피아노를 광이 나게 닦아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친구들은……”?뤼크는 손바닥을 밖으로 펼치며 어깨를 으쓱했는데, 이것은 세상은 변함없이 이상한 곳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프랑스인의 보편적인 몸짓이었다?“돈을 못 벌죠.”-본문 200쪽에서


셰뵈크의 말에 따르면 마스터클래스의 가장 어려운 점은 학생들을 텅 빈 상태로, 휴지상태로, 자신이 연주하는 것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상태로 이끄는 것이다. “부재가 아니라 빈 상태죠. 가끔 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어하더군요.” 셰뵈크가 볼 때 음악은 피아니스트에게서 흘러나와야 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고요한 중심이 있어야 했다.
셰뵈크는 테크닉이 고립된 요소로서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최고의 테크닉은 존재하지 않는 테크닉, 사라져버리는 행위 같은 것이다. 그러면 테크닉이 흘러나오는 곳, 다시 말해 내적인 고요한 상태에 진정으로 초점이 맞추어진다. 셰뵈크는 이런 비어 있는 상태가 있어야만 진정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건 긴장이완과는 달라요.” 셰뵈크는 그런 주의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코 긴장이 풀린 상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 가지고는 쇼팽을 칠 수가 없지요. 나는 공포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것을 사랑이나 증오 같은 다른 인간 감정들과 비교하는 겁니다. 음악은 그런 감정들에서 나오지만, 공포 때문에 막혀 있지요. 마스터클래스에서는 바로 그런 장애와 마주치는 일이 아주 많아요.”
셰뵈크는 자신을 예로 들면서 완벽은 없다고, 평생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테크닉을 습득하고 헌신하겠다는 자세가 갖추어지면, 스스로 무엇이 올바른 해석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사실 복잡한 이야기다.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책이란 게 없듯이, 음표만으로 이루어진 음악도 없지. 우리는 사물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네.” 셰뵈크는 마스터클래스 마지막 날에 한 학생에게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성숙해가면서 배워야 할 교훈 가운데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있을까? 내 친구가 말했듯이, 그는 단지 음악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 관해 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본문 287~288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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