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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빈곤/불평등문제
· ISBN : 9788990449535
· 쪽수 : 20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월드비전 박종삼 회장)
-빈곤은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진실은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강한 자가 많이 먹는다
-뜨거운 바다와 추운 아프리카
-벽이 없어도 지붕이 없어도 집이다
-지도도 시계도 자도 없는 삶
-빈곤이 만들어내는 몰염치
-아이들은 어떻게 에이즈에 감염되는가
-피부색이 결정하는 가난
-만성적 빈곤에는 원조가 없다
-학교에 갈 수 없는 이유
-차별당하는 줄도 모른다
-상상을 초월하는 도둑질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쳇바퀴
-아프리카, 바닥 없는 늪의 깊은 모순
-가로채어지는 돈
-기부금 전달의 어려움
-내가 빈곤의 땅을 가는 이유
리뷰
책속에서
가장 우스운 건 ‘어린이의 인권’이라는 발상이다. 어린이의 인권이란 상식인 것 같지만 실체가 없는 단어다. 어린이를 아끼고 그 아이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남의 아이라도 그 존재에 대해 배려한다, 이런 거라면 잘 안다. 그러나 내가 다녀온 세계 여러 나라에서 어린이의 인권 따위는 ‘허공에 뜬 단어’였다.
어린이의 인권을 말하는 사람에게 몇 가지 소박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누가 어린이의 인권을 지킵니까?’
‘물론 부모입니다.’
‘그 부모가 먹을 것도 줄 수 없고 학교에도 보낼 수 없다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학교까지 1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도 노선버스가 없어서 걸어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사회다. 자전거 따위와도 전혀 인연이 없는 경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다.
‘부모가 할 수 없으면 사회에서 해야 합니다.’
‘사회가 전혀 여유가 없으면?’
‘정부가 해야 합니다.’
‘정부가 의무교육도 할 수 없고 빈곤 구제를 위한 어떤 예산도 갖고 있지 않다면?’
상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 사태를 상정하는 나를 상식이 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26-27쪽
수녀들은 2주에 한 번 부모들에게 아기를 데리고 오게 하여 몸무게를 잰다. 몸무게가 순조롭게 늘어나면 그나마 괜찮다. 이렇다 할 이유(감기에 걸렸다거나 설사를 했다거나)도 없이 몸무게가 늘지 않으면 원조기관은 놀랍게도 분유 지급을 중지한다. 이런 경우 원조기관은 부모들이 받아간 분유를 한 숟가락에 얼마를 받고 마을 시장에 내다 팔아서 그 돈으로 다른 형제들을 먹인다고 단정한다. 그래서 지급을 끊는 강경 수단으로 부모들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다.
33-34쪽
이 지구상에는 항상 극적인 빈곤과 만성적인 빈곤이 있다. 그리고 만성적인 빈곤은 원조의 대상으로는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은 더 오래 갈 수밖에 없다. 구호 활동의 세계에서도 옷이나 장식만큼 유행을 좇는 집단이 있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반드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마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첫째는 그들이 우리만큼 세계 곳곳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1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