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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88990449856
· 쪽수 : 254쪽
책 소개
목차
1부. 학생은 나의 고객이다, 나의 멘토다
-나는 교사로서 행복한가?
-내 말을 못 알아듣는 아이들
-아이들은 학교에 오고 싶을까? 그렇다면 교사는?
-나는 교실을 맑게도 흐리게도 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의 소유자
-나는 교생들에게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래 그럴 수도 있어”
-나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어떤 교사인가”
-상처가 아닌 좋은 추억으로 남아야 할 ‘지금 이 순간’
-교무실에서의 소통도 중요한데…
-교사가 되어 가장 크게 변한 것
-교권이란 무엇인가
-교사에게는 기다림의 권리가 있다
2부.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첫 만남, 나를 ‘잘’ 담아 선물한다
-내가 수업을 공개하는 이유
-보기 드믄 패션? 난, 선생님이야
-훌륭한 선생님이라 불러다오
-똑같은 수업은 없다
-주인의식이 너를 진짜 주인으로 만들어 줄 거야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해
-괜찮아요, 선생님
-수업은 행복해야 한다
-‘재미’를 넘어서는 ‘감동’을 담기를
-‘어디서’도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하세요?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나눔
저자소개
책속에서
“당신은 어떤 교사입니까?”
첫 출근을 했을 때,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막연히 ‘열심히’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깨닫게 되었고 결국 ‘나는 어떤 교사인가?’라는 물음 앞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철학이란 불변의 진리이기도 하지만 많이 변화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때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입니다.’라는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이므로. 그래서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찾아다니고 다양한 수업 자료를 만들고 수업 대회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라고 대답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으니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수업으로 많은 상도 받았다.
그런데 다시 ‘나는 어떤 교사인가?’라는 물음 앞에 서게 되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 그것이 전부일까? 수업의 달인들을 만나기 위해 출근하기 전 새벽잠을 설쳐가며 찾아갔던 학원의 강사들은 정말 나보다 월등히 수업을 잘하던데…정말 수업을 잘하는 교사…그것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대답일까?’
그 다음으로 찾은 대답이 ‘아이들과 소통을 잘하는 교사입니다’였다. 참 열심히 공부했다. 연수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특히 상담과 미술치료, 독서치료를 공부하면서 아이들과의 소통의 통로를 찾으려 노력했다.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이 “최선이란 내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라고 하셨는데, 당시 나의 행동이 그 말과 딱 들어맞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전국 교육청을 다니면서 선생님들에게 소통을 이야기하는 ‘학생 생활지도’ 연수 강사가 되어 있었다. ‘아이들과 소통을 잘하는 교사’라고 대답하고 싶다는 나의 열망이 나에게 또 다른 일과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수업을 잘하는 것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출발선이라는 것도 그때 깨달았다. 끝없이 고민한 시간들은 나에게 정말 많은 변화와 성장을 가져다주었고, 그것을 알기에 나는 지금도 끝없이 묻는다. 나는 어떤 교사냐고?
교권이란 무엇일까? 교사의 권리…. 교사가 누려야 할 권리일까?
나는 교사의 권리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교육을 하기 위해 지켜지고 존중되어야 할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는 3월에 아이들을 처음 만나면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한다.
“고마워요. 여러분은 선생님이 교사라는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정말 고마운 존재랍니다. 선생님은 교사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 혼자 하고 싶다고 되는 걸까요? 아무리 선생님이 학교에 오고 싶고 교사하는 직업이 좋다고 해도 학생이 없으면요? 막말로 이 세상에 아무도 학교에 오는 사람이 없으면요? 학생이 단 한 사람도 없으면 내가 어떻게 교사로 살아가죠? 그래서 여러분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너무도 고맙고 그래서 선생님에게는 너무 소중해요.”
이러는 내가 학생들에게 비굴해 보일까? 이런 나를 바라보며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혀를 찰까?
나는 교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어떤 아이도 가슴에 끌어안고 가려 노력할 때 우리 안에서 꿋꿋하고 견고하게 바로 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을 때 우리의 교권, 교육할 권리는 끝내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교권은 누가 교사들에게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학생에게 맞았다고 해서, 학부모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해서 교권이 무너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교권은 우리 교사들이
“그래, 저 자슥은 도저히 안 되겠어. 저런 놈이 뭔 인간이 되겠어.”
하며 스스로 교육할 의지를 포기할 때, 그때 우리 안에서 처참히 무너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 진짜 원래 그런데요!”
“그래? 진짜 원래 그렇다… 이런 말이지? 선생님이 웬만해서는 아이들 혼내거나 하는 일 없는데 오늘은 너를 심하게 한번 갈궈야겠다. 쉬는 시간이 끝나가니까 일단 교실에 가서 수업을 하고 다음 쉬는 시간에 다시 오너라.”
다시 쉬는 시간이 되어 나를 찾아온 아이는 한 시간 전과는 달리 많이 겁을 먹은 얼굴이었다.
…
“오늘 심하게 한번 갈궈주겠다는 말 듣고 올라가니 어땠어?”
“…쫌 …아니…많이 무서웠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기다릴 때의 마음… 아마 아이는 많이 불안했을 것이다.
“선생님이 지금부터 너를 정말정말 많이 때릴 거야. 여기 교무실에서 참 많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보는 곳에서 너를 엄청 두들겨 팰 거거든, 그래도 되지?”
“….”
“그래도 나는 때릴거거든. 그렇게 내가 때리고 싶은 만큼 다 때리고 난 뒤에 이렇게 말할 거야.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난 학생이 기분 나쁘게 하면 개 패듯이 패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한 시간 전 너는 이렇게 말했지. 너는 원래 표정이 그렇고 말투가 그렇다고. 그 말에는 이런 의미가 포함이 되어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는 문제가 아니고 원래 그런 애를 보고 기분 상해하는 상대방의 문제라고. 그런데 그걸 왜 너보고 뭐라 그러느냐고. 조금 전 선생님이 말한 것을 지금 선생님이 행동으로 옮기면 너는 어떨 것 같니? …”
“…기분 나쁠 것 같아요.”
“그래? 왜 기분이 나빠? 원래 그런 사람이 그러는데 이해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해가 안 될 것 같아요. …분하고 억울하고…왜 그러지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