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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492357
· 쪽수 : 119쪽
· 출판일 : 2006-09-30
책 소개
목차
자서
1부
지렁이의 노래
양수리에서
열대어
바늘구멍에 대한 기억
녹슨 닻
나는 그 강에 있다
길
해질 무렵, 강가에서
초평지
낙엽의 노래
부음
새벽강, 오랜 뒤안의
경계
개미에 대한 기억
등대
2부
새벽 3시 반
물 한 잔 마시ㅏ고
어머니
눈물
산재정선병원
민들레
재개발지구 1
재개발지구 2
구절초
여름 한철
버드나무 순례
산행 1
산행 2
관계
음미
3부
복
공양
세한 풍경
길 위의 집
살아가는 동안
봄밤
집
섣달그믐
음식맛
2001 민중대회 후기
강물처럼
그물
봄, 햇살
슬픈 똥
살람 알라이 쿰
기계와 노동자
4부
쓸쓸함에 대하여
미시령
늙은 여자가 있던 자리
애련
노래
봄날은 간다
사랑
발을 싯으며
어둠 들기 전
꽃이 피다
목련꽃 피고 지는 사이
섬진 팔십리
슬픔
그대의, 뒤란을 걷다
겨울, 포구에서
푸른 뼈, 사이에
해설 - 엄숙한 소멸의 시간과 신생에의 의지 / 임동확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늘구멍에 대한 기억
어머니는 눈이 침침하다는 말을 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실 꿰는 일도 쉽지 않아 허방 짚는 모습 보다 잠이 들면
손아귀에서 구거진 빈 담뱃갑 같은 어깨를 하고
어스름, 교보에서 종각으로 사람들이 흐른다. 혹은
낡은 구두 축 같은 마음을 끌고 사람들이 역류한다
어떤 사람들은 함께 걷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서로 부딪친다, 그러나
모두 얼마지 않아 자신의 옷에 묻은 체온을
먼지 털듯 툭툭 털어 낸다.
그때마다
나는 바늘귀를 빗나간 실처럼 허공에 떠있다. 어느새
땅 밑에서 어둠이 올라와 몸을 덮고, 무슨 까닭인지 한겨울 질기게 매달렸던
낙엽 한 잎, 뚝, 떨어지는가 싶더니 눈이 내린다. 저 -- 산맥에들녘에강물에바다에
쏟아지는 눈,
어머니는 다 해진 옷을 깁고 있다. 그 사이
종로1가엔 누군가 메마르게 걷고 있다. 눈물나게 사람과
사람, 그 바늘구멍에
때로 폭설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