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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0492982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_4
저 바람 속 붉은 꽃잎 _9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_41
그물 치는 남자 _69
밤눈 _99
복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_131
풍장 _165
죽거나 혹은 _199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_227
해설 | 장성규 | 가족 로망스를 벗어나기 위하여 _25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거기에서 태풍이 태어나는 거지요. 아기가 자라듯이 뜨거운 수증기를 먹고 점점 자라나 거대한 괴물이 되는 것이지요. 외눈박이 괴물 말입니다. 텔레비전에서 본 태풍의 눈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게 보이는 것 같았어요.
배롱나무가 통째로 뽑힐 듯 휘어지기 시작했지요. 뿌리내린 것들의 숙명이 그런 것이더군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고스란히 그것을 견뎌내야 하는, 그것이 뿌리내린 것들의 숙명이더군요.
―「저 바람 속 붉은 꽃잎」(31쪽) 중에서
황의 망치질 소리는 시시포스가 바위를 굴려 올리는 소리처럼 끝도 없이 바다를 울렸다. 먹고 또 먹어도 배가 고파 자기 몸까지 뜯어먹고 마침내는 입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인도의 신 ‘키르티무카’가 떠올랐다. 인간의 욕망이 그럴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것. 어쨌거나 망치소리가 들리는 한, 아직 땔감이 남아 있다는 것이고, 그건 망망대해에 떠 있을 공간 또한 남아 있다는 의미였다. 망치소리가 따뜻했다.
―「그물 치는 남자」(96쪽) 중에서
그러니까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제게 또 하나의 벽이었지요. 어렸을 때 저희 집은, 밤과 낮처럼이나 뚜렷하게 아버지의 세계와 아버지가 없는 세계로 구분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세계는 칠흑 같은 밤처럼 무겁고 막막한 느낌입니다.
―「밤눈」(115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