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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0828729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6-01-21
책 소개
목차
제1장 아담의 유혹
세 개의 십자가
천사 또는 미친 새끼
불 꺼진 미래
끝나지 않는 시련
아담의 유혹
피하고 싶은 진실
돌아온 십자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건전하고 순결한
제2장 불신 지옥
길 잃은 어린 양
마귀가 창궐했도다
어린 양에겐 목자가 필요해!
시시하고 시시하고 시시하도다
제3장 진흙 인간의 꿈
아버지의 품에서
업장 소멸의 길로
또 한 마리 어린 양이
최악의 방해꾼
희망
늘신놀신하신하라
제4장 구원
드러난 비밀
대체 왜?
쾌락의 성지
다시 심장이 뛴다
난생 처음 프러포즈
내 우주의 중심 이동
제5장 사라진 십자가
괴물 사냥
나의 성스러운 아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불공평하다. 나는 왜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계속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예은이 엄마는 전신 마사지를 받으러 다닌다는데, 왜 우리 엄마는 얼굴 마사지 한번 받은 적이 없는 걸까? 설희 아빠는 일요일마다 골프를 치러 다닌다는데, 왜 우리 아빠는 엄마한테 담뱃값 아끼라는 소리나 들어야 하는 걸까? 다른 아이들은 학원을 빠지고 싶어서 그렇게 안달을 하는데, 나는 왜 학원에 가지 못해서 안달하는 것일까?
나는 열심히 살고 싶었다. 어쩌면 부모님이 나를 강하게 키워 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부모님은 먹고사느라 늘 바빴고, 바쁜 걸 미안해하며 나한테 특별히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이해하려고 드는 부모님이 답답했는지도 모른다. 성공한 스포츠 선수들의 부모들이 그랬듯이 가혹해도 좋으니까 내가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 주기를 바랐다. 내 의지가 어디까지인지, 내가 얼마만큼 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점수를 더 올릴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경험해 보았으면 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나는 번번이, 아주 쉽게 유혹에 굴복했다. 알고 있다. 내 머리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걸. 아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주님에 의탁했다. 주님께 기도하면 의지가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았다. 뭔가 믿고 의지할 것이 있다는 게 좋았다.
나는 평소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이다. 유일하게 내 존재감이 드러나는 때가 성적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은 ‘아, 저런 애가 우리 반에 있었지.’그런 눈으로 나를 돌아보고, 이전보다 조금은 더 친절하게 굴었다.
성적이 발표되고 나는 전보다 더 투명해져서 발이 땅에 닿는 감각도 없이 집으로 향했다. 김설희가 이마를 때리며 정신 차리라는 둥 무식한 소리를 해 대도 전처럼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민예은이 ‘공부도 못하는구나.’ 하는 눈빛을 보내도 얄밉지 않았다. 전철 화장실에서 아라가 사복으로 갈아입을 동안 똥 냄새를 맡으며 책가방과 쇼핑백을 들고 서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