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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944719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10-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개산툰진 광소촌
동불사진銅佛寺鎭
고목
금동불상
돈화, 옥수수
눈
당나귀
미인송
봄비
백두산 노천탕
사과배 1
사과배 2
싸락눈 온 날 내리다
별
봄을 캐다
수남촌
싸락눈, 사랑을 나누다
해란로 111호
근황
호수
상흔의 나무
제2부
꽃구경 4월 18일
바퀴벌레
용남촌 일박
우시장 길을 걸으며
낙타산
동방수상시장
백두호랑이상
보배
부르하통하
붉은산꽃하늘소
양귀비를 찾아
9월 1일 왕청 같은 말
자유를 주고 싶어
윤동주 시비를 탁본하며
연변소
성에꽃
봉황산장
용성촌
용산호
용산호빈관龍山湖賓館
제3부
새벽시장에서
보지림대약방
노을 속을 걷는 돼지
벽보판
노을꽃
동해목욕탕
두만강
디딜방아를 찧다
마안토饅頭 만두
문화사랑
모아산
밤 고양이처럼
조선어여 영원하라
초병일기
축제의 도시
양말
청년호
진달래꽃
옥시잎신
잘 다녀오십시오
자화상
해설/ 연변, 그 장소의 혼과 이데아에 대한 그리움_김경복
저자소개
책속에서
협곡 사이로 구름과 안개
수없이 많은 눈의 군단이 달려온다
그 모습 백마를 타고 오는
기마민족의 모습이다 눈은
백두의 정상과 수림을 덮은 후
한 무리는 노천탕으로 내려와
휴식을 한다 나도 알몸으로
노천탕으로 들어간다
백마는 몸을 눕혀 물속으로 사라진다
노천탕의 바닥에 눈이 쌓이고
사라짐의 아름다움을 알기나 하듯
소멸되어 가는 눈의 얇은 비명들
눈은 손에 손잡고 숨죽이며
얼음의 집에서 긴 동면을 한다
노천탕 주위에는 동면 중인 얼음이 있다
나는 노천탕 속으로 자맥질 한 후
수면 위로 뛰어드는 백마를 보며
산 정상의 백두를 바라본다
―「백두산 노천탕」 전문
살아 있는 눈이 내린다 허공을 휘젓고 내리는 모습이 눈의 나라 개구쟁이 놀이하듯 지상으로 춤추며 하강하는 모습이다
보행하는 사람들 동심을 일으키는 까닭은 눈의 나라의 순진한 마음을 눈은 품고 오기 때문이리라
눈의 형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눈은 정녕 살아 있기에 어느 북방의 나라에서 온다는 말도 있지만 눈은 그리움의 상징으로 사람에게 그리움을 움트게 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 있는 존재이다
눈은 살아있어 사람이 깊은 수면에 있을 때 흰옷 걸친 마술사처럼 날아와 자신의 안락한 장소에 자리를 펴고 고즈넉이 쉬는 지혜로운 생명체이다
―「눈」 전문
그리운 목소리 찾고 싶어
칠백 리 길 이어진
강가에 섰다
여울 소리는 아기 맥박
소리같이 희망을 솟아오른다
강물은 뱃사공과 나룻배를
떠나보내고 아련한 풍경만
가슴 속에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잔등의 상처를
혀로 핥아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으로
여울물은 국경의 두 대지를
말없이 핥아 주고 있다
그리운 어머니 이곳에서 찾았다
―「두만강」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