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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944788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2-12-1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봄 국
거리
저기 좀 봐
떠나는 봄에게
무논
바람꽃
연못
녹동항
갑장甲長
돋보기
땅따먹기
청정淸淨
경매번호
아비는
이름
매구야
한숨
2부
꽃송이
동티
꿀벌이 사라졌어
개복
부아
역습逆襲
벚꽃
육천보 걷기
팔영산 편백숲
폭우
입방아
밥거리
인연
낚시
3부
가시
숲속의 여인
변곡점
물꼬
여름 밤
노란 바다
어느 여름날
빨간 낮달 2
후예後裔
계절풍
가을 장마
파동波動
소풍
귈제
4부
가족
기우제
매듭 달
간지干支
새해
빈독골 가는 길
투덜거림
여울목
임인년
마실
십일월의 거리
모퉁이
뻥튀기
닦이지 않는 눈물
깁다 남은 계절
햇살
해설
지역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시적 모색/전상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달아달 내민 쑥 한 움큼
민들레 냉이 옻 순 풋마늘
요놈 저놈 옴싹옴싹 뜯어
멸치 우린 국물에 된장 풀고
한소끔 끓여 봄 국을 끓였다
겸상에 둘러앉아 토닥이던 식구들
이리저리 올 수 없는 곳에서
서로의 봄 국에 눈물 간 맞춰
바람에 날리고 있는지
왠지 옆구리가 시려온다
목련이 북쪽 향해 안부 묻는 밤
혼자 차린 저녁상은
봄내 가득 피어 그리움 부르고
비어있는 허기 채울 수 없어
끓어오른 국물 한술 콧물 한술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봄을 먹는다.
―「봄 국」
돌두막 솟대 국화 막막함이
사라진 그늘막 넘어 세상은
잎에 잎이 포개진 진자리
곱게 물든 노을 한 입 베어
붉은 들녘에 뿌리면
햇살 가득 꽃비가 온다
향내 분내 뒤섞인 생활의 언저리
모두 죽어 바람이 되고 먼지가 돼
다시 몸속으로 내면의 젖줄을 빠는
어린아이처럼 이성을 먹고 자라
새 아침 이슬 속으로 숨는다
철 지난 봉숭아 가녀린 구절초가
한들거린 후미진 곳은
산 그늘 드리우고 인생 고비길 넘어
황혼에 물든 어릿광대의
여유와 쓸쓸함이 산허리 휘감고 있다.
―「빈독골 가는 길」
한줄기 소나기 그친 땡볕 농로에서
꼬인 새끼줄 풀듯 물길 잡다 말고
성님이 불러 세우며
어이 자네는 알고 있는가?
저놈의 길은 누가 쥔인겨 잉
무서워 댕길 수가 있어야제
엊그제 장마통에 쩌쪽 동상네
집사람이 교통사고로 저세상 가부렀당께
진작부터 인도 만들어야 헌다고 야기 혀도
들어준 넘 하나 없당께
차만 씽씽 댕기면 뭐헌당가 잊을만 하먼
사람이 죽어나가는 디
지방돈지 군돈지 몰러도 동네 사람 다닐 길은
만들어 나야제 맘 놓코 다니제 염병 헐 시상
선거 때 되면 헛공약 허지 말등가
언놈은 고향입네 허며 표만 주면
잘허것다고 혀놓고 뭘 잘혀
철새처럼 왔다가 고향 팔아 당선되면
이놈저넘 주워먹고 뱃대지 긁다가
내가 언제 그랬냔 듯
욕심껏 챙겨 도회지로 떠난시롱
어째쓰면 좋을까잉 저너므 길을
민심을 푹 떠 위정자 입 속에 쳐 넣듯
무논 곤죽 한 삽 떠 젖히며 물꼬를 튼다
안 그런가 동상
겉만 뻔지르 허다고 잘산 것 아닌디
공존하며 같이 살아야제
요번엔 언놈이 이빨에 침 바를랑가 몰것네.
―「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