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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9097843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1-06-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_ 굳센 다리로 오늘을 걷다 [오귀스트 로댕]
1. 엄마의 따뜻한 편지를 받고 싶은 딸들에게
[메리 커셋] 결혼할까? 일을 할까? | [호안 미로] 살다 보면 술은 가끔 물이 된다 | [앙리 쥘 장 조프로이] 넌 아직 꼬마란다 | [폴 세잔] 나만 친구 없어 | [삼미신] 우리 모두 최고 미인 | [알브레히트 뒤러(1)] 만드는 자화상 “셀카” | [초록 담쟁이] 별은 수척해지지 않아 | [빈센트 반 고흐(1)] 실수를 실패로 만들지 않기 | [수태고지] 아기는 어디서 오나요
2. 누군가의 딸이었던 엄마들에게
[에두아르 마네] 그녀의 뒷모습엔 장미가 있다 | [툴루즈 로트렉] 공감은 관찰이 아닌 성찰에서 생기는 것 | [에스테반 무리요] 천사들의 부엌 | [관아재 조영석(1)] 배낭 속에 담아 온 선물 | [빈센트 반 고흐(2)] 우리에겐 칭찬이 필요해 | [요하네스 베르메르] 편지가 소환한 나의 가난 나의 허영 나의 친구
3. 모두가 한 편의 작품 같은 우리들에게
[윌리엄 터너] 꼰대가 되기까지 | [알브레히트 뒤러(2)] 어떤 배도 쉬지 않고 항해할 순 없어 | [칼 라르손] 55세 남자 셀프 급매 | [에곤 쉴레] 바이러스에 가장 강력한 백신 | [관아재 조영석(2)] 모두 “얼음” 하세요 | [조상] 현대미술은 너무 어려워? |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매 순간 나는 나의 어제를 벤다
에필로그_더 큰 행복을 선택해 [앙리 마티스]
작품이 더 궁금하시다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화가로서 자신에 대한 무한 자부심을 갖고 자신을 홍보하고 선전했던 천재가 남긴 자화상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존재의 증명은 타인의 시선과 ‘좋아요’보다 자신에 대한 존중과 믿음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실의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고 믿어야 한다.”라고 말이야. ‘남이 규정한 만들어진 너’로 살지, ‘네가 살고 싶은 실재의 너 자신으로 살지’는 네가 선택하는 거란다. 네가 허락하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널 열등하게 만들 순 없어.
느루야, 턱을 깎고 볼을 세운 보정으로 얼굴이 조막만 해진 셀피도 예뻐. 작은 눈이 너무 고민이라면 외과적인 도움을 받아도 괜찮아. 음식에 약간의 다시다는 풍미를 돋워주는 것처럼 그건 존재의 여분에 뿌리는 환상의 금가루지. 다만 빛나는 그 알맹이에 지치지 않는 생명력이, 작은 재능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자부심이, 뻔뻔하리만치 세상에 대해 저돌적인 당당함이 있는 ‘자아’가 옹골차게 들어있도록 노력하자.
셀피보다 아름다운 자화상을 그려보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주문을 외워보자.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
느루야, 배낭에 담겨 구겨진 엄마의 그림자를 가만 펴본다. 관아재가 치밀하고 꼼꼼한 눈으로 일상을 살펴 자신을 바로 세웠듯, 엄만 사천왕의 부리부리한 눈을 빌려 나를 찾아 먼 곳을 걸어온 나의 그림자를 살펴보고 있어. 엄마의 그림자엔 ‘원망’이 있더구나. 상반기에 예정된 모든 강의들이 취소되었었어. 엄만 자기 계발이라든가 자아성취라든가 그도 아니면 인문학의 확대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일해본 적이 없잖아. 늘 생활형 강사였지. 당장의 강의료로 웃고 우는데 오랜 기간 수입이 없어 내심 걱정이 되었단다. 마침 아는 선배가 강의를 주선해 감사히 시작했어. 그런데 국가에서 재난지원금을 내보내며 지금 일하고 있는 강사들은 제외시킨 거야.
그런 맘 있잖아.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난 왜 이리 운이 없을까? 남들도 삶에서 우연히 얻어걸리는 인센티브가 있듯 내게도 작은 행운쯤은 하나 줄 수 있잖아!” 하는 한탄인지 원망인지 모르는 푸념이 잔뜩 걸려 있더라. 아마 그래서 다문천왕의 발밑에 으스러지던 악귀가 엄말 보고 부처님께 오면서 배짱도 좋다고 느꼈을 거야.
나 자신을 살핀다는 관아재 조영석의 작품을 보고, 오는 분마다 새롭게 소생한다는 내소사의 안뜰을 보고, 부처님의 웃는 미소를 보고 엄마의 숯검댕이 같은 그림자를 다독였단다.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더 좋은 강의를 하겠다고 다짐했지. 덕분에 엄마 스스로를 잘 돌아보게 되었단다. 엄만 누군가의 마음을 만지는 글을 쓰고,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 강의를 할 거야. 내일은 옛 그림 속 소박한 짚신을 신고 가볍고 단순한 일상을 기품 있게 걸어보고 싶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