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장사치라도 되라는 말인가. 난 만두집은 절대 못해."
"자네야 먹는 것 말고는 재주가 없잖아."
"혁명가는 고독한 법이야. 마르크스도 평생 가난하게 살았잖아."
"부자인 엥겔스의 후원을 받은 적에 <자본론>을 쓸 수 있었지. 우리도 엥겔스 같은 후원자가 있으면 좋겠어. 마누라까지 거추장스러워하는 신세니, 원."
"자네들은 오늘 여기서 먹고 싶은 만큼 실컷 먹고, 떠들고 싶은 만큼 실컷 떠들어. 그런 다음에는 정신 똑바로 차려서 마누라가 도망가지 않게 해. 재주 없다고 투덜거리지만 말고 리더인 위엔리를 좀 본받으라고."
황은 빈 접시를 치우면서 모두의 얼굴을 외면한 채 중얼거렸다.
"위엔리, 그 기회주의자를? 돈이야 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또 그런 소리. 내 생각에 위엔리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라 어엿한 사업가야. 세상을 비난해 봐야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고. 자신이 먹고사는 것 정도는 자신이 책임져야지." - 본문 142~14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