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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91005044
· 쪽수 : 210쪽
· 출판일 : 2004-04-30
책 소개
목차
봄, 청산에 살다, 달과 물안개, 입술, 한약, 오동나무 장롱, 성가족, 영산홍, 천리 꽃불, 팔월, 가을 무지개는 죽었는가?, 늙은 앵두나무, 청개구리, 모기, 홍매화, 해거름, 가을엔 돌들도 연애한다, 오늘 저녁은 서력 1527년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 막사발, 대추, 사과나무 장작을 태우며, 고요, 벙어리 오리나무, 설운 사랑, 벚꽃 진다, 여름 온다, 울력, 노동, 한가위 직전, 부처님 오신 날, 묵은 김칫독을 파내고, 새똥 몇 점, 점집, 석류나무, 구제불능, 백석에게, 외할머니, 산다는 건, 평택역, 지나간 가을, 감나무, 마을 전경, 시골 분교, 물오리 가족, 남도 바다, 길례언니에게, 늦가을 칠장사, 고양이, 명자나무, 헛소리, 여자들, 하루살이, 여름산, 나무 위의 내 인생, 빵과 영혼, 겨울 초입, 밤꽃, 오래된 연못, 평일, 베티성지, 성모 성월, 와불, 초여름, 거울을 보며, 한가위 날, 황혼녘 술 생각, 고양이 새끼, 첫눈, 변두리의 한적하고 긴 계단길, 나쁜 교육을 받은 사람도 죽은 뒤엔 의젓하다, 다시 영산홍
- 가장 낮은 자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 시인 장석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산홍
작년에 묵정밭 갈아엎고 심은 천이백 그루 영산홍이 일제히 붉은꽃을 토해내고 흐드러졌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 봄비 몇 번 다녀가고 난 뒤 영산홍 다 졌다. 텃밭에 여기저기 핏빛 나뒹군다. 상사相思는 얼마나 붉어야 병이 되는가. 저 어린것들은 왜 한사코 벼랑으로 뛰어내리는가!
저 영산홍들 소신공양燒身供養 끝나자 저녁 이내가 내렸다. 살강에 얹힌 장국밥 뚝배기 그릇들 일제히 작살내는 듯 무논에 개구리떼가 시끄럽게 울었다. 문득 내가 언제 이 세상에 다시 와 보겠는가,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