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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춤의 영혼을 지닌 여자, 신지아 이야기, 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신지아 (지은이)
  |  
샨티
2014-02-03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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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책 정보

· 제목 :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춤의 영혼을 지닌 여자, 신지아 이야기, 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075870
· 쪽수 : 384쪽

책 소개

춤의 영혼을 지닌 여자, 신지아 이야기. 이 책은 춤꾼 신지아가 50여 평생을 살아온 자전적 이야기면서, 동시에 한 인간이, 춤이라는 자신의 표현물을 통해서 어떻게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지를 묘사해 낸 문학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목차

1부 뜻밖의 방문객

1. 뜻밖의 방문객
2. 자네는 곧 결혼하게 될 거야
3. 어디로 가야 하는가
4. 내게 꽃을 뿌리는 이 누구인가
5. 히피가 돌아오다
6. “나마스테”
7. 땅의 눈, 하늘의 문
8. 넌 지금 블랙 매직에 걸렸어
9. 어떤 상황에도 개의치 않는 그는 히피였다

2부 춤을 만나다

10. 할머니는 왜 나만 보면 한숨을 쉬세요?
11. 정신병원에서 받아온 원기소
12. 공부보다는 책 읽는 게 좋아요
13. 처음 본 춤 공연
14. 너는 멀리 떠날 것이다
15. 내가 가야 할 곳, 인도
16.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3부 혼돈의 시간들

17. 윙크가 멋진 남자
18. 인도가 불러서 왔습니다
19. 엔조이, 비 해피, 돈 워리
20. 누군가 나를 두고 도박을 하는 걸까?
21. 두 번째 소원
22. 계피 향으로 가득한 미국의 첫날밤
23. 나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24. 버터핑거를 쥐고 비행기에 오르다
25. 그대는 여기서 무얼 하는가

4부 스승을 만나다

26. 다시 기숙사로
27. 번뇌는 아름답고 고통은 의미 있게
28. 가장 멋진 줄넘기 놀이
29. 자네에게 박티가 있다네
30. 제 편지를 읽어보셨나요?
31. 마하라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32. 무대는 나의 신전
33. 너는 춤의 영혼을 가지고 태어났다
34. 나는 누구인가?

5부 자유로운 영혼의 길

35. 결혼이라는 새로운 문
36. 산드로의 가족, 나의 가족
37. 화려한 유배지, 이탈리아
38. 명품 옷을 입은 과일 장수
39. 자폐가 무엇입니까?
40. 마법사 부부가 만드는 빵과 음식
41. 고빈다를 안아주세요
42. 명상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나다
43. 춤추는 빵
44. 나를 사랑하며 살고 싶어
45. 독립, 그리고 참 사랑
46. 부부에서 친구로
47. 나는 빛과 같은 여자이다

저자소개

신지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나는 아름다움 가운데서 사랑과 자유를 누리고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많은 눈물이 그 길을 열게 했고, 그때마다 햇볕을 쬐며 눈물을 소독하였다.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혼잣말을 많이 했고, 학교보다는 인왕산에 올라 쑥을 캐고 나물을 뜯고 놀다가 누워서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웠으며, 장마 때는 번개를 쫓아 산길을 헤매기도 했다. 서울예대 문창과에서 시를 전공했고, 우연히 김숙자 선생의 도살풀이춤을 본 뒤로 몸으로 그렇게 다른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데 충격을 받고 춤에 빠져들었다. 그 후부터 몸을 소중히 여겼고, 춤을 통해서 리듬과, 영혼과, 그리고 우주와 온전히 하나되기를 꿈꾸며 인도로 유학을 떠났다. 인도 무용의 대가인 마하라지 스승 밑에서 인도 전통 무용인 카탁을 배웠다. 스승으로부터 ‘박티’를 가진 유일한 학생이라는 칭찬을 들었고, 그 후 무용가로서 많은 나라를 방문하며 세상과 만나기 시작했다. 한국을 떠나온 지 어느덧 26년…… 그 사이 이탈리아 출신의 히피 남자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으며, 지금은 멕시코에서 빵을 굽고 살면서 늦은 나이에 운명처럼 만난 수피 명상 춤을 추고 있다. 내일 나는 내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른다. 춤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으나, 나는 무용가로서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온전히,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잠시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글 또한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을 때도 나는 똑같이 하였다. 누군가 안 된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눈을 반짝이며 달려들었고, 울고 웃고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천천히, 될 때까지 나의 소망을 이루어갔다. 스스로를 달래고 감싸고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삶은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 아닌 바로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나의 춤, 나의 글, 나의 삶, 나의 사랑을 만들어왔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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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분은 지긋이 웃더니 말씀하셨다. “춤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박티라네. 가지려고 노력해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거든. 타고나는 것이지. 박티란 신에 대한 그리움, 감사함, 갈망, 다시 말하면 신을 향하는 순수한 마음이지. 그러잖아도 방금 마하라지 스승님이 강의중에 박티가 있어야 춤의 깊은 곳에 도달한다고 하셨다네. 축하하네. 나는 자네의 무대 매너가 훌륭했다고 했지. 아무튼 정진하게.”


마지막으로 ‘도살풀이’라는 춤이 소개되었다. 박수소리와 함께 다시 막이 올라가고 낮은 조명 아래로 잠시 침묵이 흐르는데 내 목에서 느닷없이 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난감해하는 순간 음악이 흘렀다. 그 첫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 무슨 악기인지 온몸이 긴장되었다. 조명이 천천히 밝아지는데 단정히 빚은 머리에 비녀를 꼽고 하얀 한복에 2∼3미터는 되어 보이는 긴 흰색 천을 목에 두른 무용수가 버선발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내 두 눈은 그녀의 시선, 목선, 팔다리, 몸매와 발걸음에 차례로 가서 꽂히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내가 전에 보았던 번갯불, 하늘, 태양처럼 나를 사로잡았다. 숨이 탁 막혔다.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어린 시절 원기소를 먹은 뒤로 억눌려 있던 내 모든 감성이 흥분해서 더 이상 잠 속에 빠져 있을 수 없다며 박차고 뛰쳐나오는 것 같았다. 누군가 뒤에서 조심스럽게 앉아달라고 해서 앉았으나 몇 분 후 또 벌떡 일어나버렸다. 대나무마냥 뻣뻣이 서 있는 나를 누군가 힘으로 눌러 앉혔다. 나는 완전히 넋을 잃고 있었다. 그분의 춤사위는 나의 번개였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었고, 거세게 불어대는 회오리바람이었으며, 동시에 나를 고요 속에 잠재우는 태양빛이었다. 그분은 도살풀이의명인 김숙자 선생님이었다. 나는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서 그동안 두 눈으로 이것저것 관찰하고 바라보는 연습을 한 것처럼.

공연장을 뒤로하고 집까지 걸어오는 내내 심장이 요동치며 가라앉을 줄 몰랐다. “춤이란 무엇인가?” “육체란 무엇인가?” 내 손, 내다리, 내 허리, 내 가슴, 내 등, 내 발목…… 몸의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면서 걸었다. 이제껏 이 몸으로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하고 장작과 연탄을 나르고 불을 지피고 마당에 쌓인 눈을 치우고 채소를 다듬고 꽃을 꺾고 걷고 뛰고 눕고 뒹굴었지만, 이런 것 말고는 내가 가진 육체로 무얼 할 수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 몸으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니! 가슴이 절로 뛰었다. 지그시 눈을 감고 내 몸을 느껴보았다. 몸이란 것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순간 내 몸이 벼락에 맞아 찌릿찌릿 금이 가는 느낌이었다. 내 깊은 무의식이 미소를 지으며 황홀해하고 있었다. 아주 늦은 시간 집에 도착했지만,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꽈리고추와 함께 먹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길이 보이는 대로 무조건 걸었다. 내 머릿속엔 오직 김숙자 선생님뿐이었다. 어느덧 나는 국립묘지 안을 걷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어느 묘비 앞에

서서 낯선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군인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이제 육체가 없으므로 나를 더 자유롭게 볼 수 있겠지요. 제가 왜 이러는지 저는 지금 알 수가 없답니다. 제발 저를 도와 뭐라고 말 좀 해주세요. 제가 이렇게 귀신이 다 되어 정신이 나간 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국립묘지에서 나와 무작정 버스를 타고 아무데서나 내려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해가 질 무렵 나는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었다. 무슨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는 듯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는 인파 속에서 나만 혼자 소외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눈물이 올라왔지만 나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갑자기 오한이 날 것처럼 춥고 떨리며 열이 났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그렇게 걷고 있었다.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은데 저 멀리 인파 속에서 한복을 입은 한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내게 다가오는 듯한 그분 모습에 깜짝 놀라 나는 멈추어 서버렸다. 어제 공연장에서 본 그분, 김숙자 선생님이었다. 나는 그분 가까이 다가갔고, 길 한복판에서 공손하게 큰절을 하고 말았다. 그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뉘신데 이 길에서 내게 큰절을 하는 것이오? 일어나시오.”

나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겨를도 없이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선생님, 어제 공연장에서 귀하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이렇게 선생님을 약속이라도 한 듯 대하니 무슨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눈물만 날 뿐입니다.”

“내 집이 여기서 가까우니 집에 가서 얘기합시다.” 그분은 내 어깨를 어루만지며 집으로 가자고 하셨다.


나는 43일 동안 단식도 병행하기로 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약속을 이어갔다. ‘43’이라는 숫자는 모든 것에 의미를 두는 나의 오랜 습관에서 나온 것이었다. ‘43’에서 ‘4’는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내 진로와 인생의 방향을, ‘3’은 세 가지 염원을 가리켰다. 세 가지 염원이란 춤추는 영혼으로서 찬트chant까지 할 수 있는 것, 외로움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그리고 내가 갈망하는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에서 어긋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숫자란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하면 실제로 그런 의미가 발생한다고 나는 믿는다. ‘108’이란 숫자가 불교에서 ‘108번뇌’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도 그 예인데, 나는 카탁 춤을 출 때 발목에 두르는 궁그루의 방울을 108개를 달았다. 춤의 최고 경지에 도달하려면 108가지의 번뇌를 참아야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108개의 방울 소리를 들으며 춤을 통한 깨달음에 이르고 싶었고, 승려들이 염주를 돌리며 염송念誦을 하듯 나는 그 방울을 매일 만지작거리며 “옴 니르띠야 나마하” 하고 나만의 만트라를 외우곤 했다. 궁그루를 매달고 춤을 출 때마다 나는 삶의 무거움을 마음만이 아닌 온몸으로 느꼈다. 108개의 번뇌가 아닌 그 두 배의 무거움이 내 발끝에서 움직였다.

리듬과 하나가 되기를, 내 삶이 이 리듬과 같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면서 그 무게와 함께 춤을 추고 단식하는 43일 동안 기도를 하기 위해 매일 황혼이 붉게 물드는 실크로드를 바라보며 사원을 향했다. 사원에 가면 승려에게 꽃과 1루피의 돈, 그리고 빨간색 행운의 수건을 드렸다. 그러면 승려는 손에 든 코코넛을 힘차게 깨뜨려 반쪽을 내게 주었다. 내 손에 들린 속이 하얀 코코넛을 바라보며 누군가 내 영혼을 탁 깼을 때 그 속이 이렇게 희고 순수하고 눈부신 코코넛 같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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