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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성(性)/성문화
· ISBN : 9788991094284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입문
제1장 성-쉽고도 어려운 이야기 : 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이유, 성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의 중요성과 목표 등을 설명하고, 성에 대한 탐구는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2장 철학의 눈으로 바라본 성 : 구체적으로 ‘인간의 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Philosophical consideration on the human sexuality)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성이라는 주제를 철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기본 틀과 구체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성 담론에 대한 비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제3장 섹슈얼리티와 성 담론 : 다양한 성 담론들 중에서 우리의 인식이나 실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표적인 관점과 논리들을 소개한다. 생물학의 담론, 본능의 담론, 도덕의 담론, 정체성의 담론, 쾌락의 담론 등.
제2부 역사
제4장 신비의 기원-진화의 수수께끼 : 인간은 어떻게 해서 현재와 같은 ‘섹스’를 하게 되었나? 섹스의 토대는 정말 생물학적인 것인가? 다른 동물의 섹스와 인간의 섹스를 비교하면서, 인간의 성의 생물학적 특성들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재해석한다.
제5장 신화의 탄생 : 짝짓기 제도와 사회적 관습들이 인간의 성을 어떻게 규정하는가를 고찰한다. 섹스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 제도, 이데올로기의 등장을 각종 신화나 전설, 언어 등을 통해 분석한다.
제6장 요지경의 파노라마-성의 역사 : 동서양의 성 풍속 및 성과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이나 제도, 행위 등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정리한다. 성이 사회문화적 구성물임을 강조하고, 현재의 성을 상대화시켜서 바라볼 수 있는 기본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제7장 위험한 연구-성과학의 역사 : 성에 대한 과학적ㆍ이론적 탐구의 역사를 살펴본다. 특히 19세기말부터 시작된 서구의 성과학이 성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성에 대한 연구가 역사적ㆍ사회적 맥락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20세기 이후의 다양한 성 이론들(마르쿠제, 푸코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제3부 토픽들
제8장 남자와 여자 : 남자와 여자의 차이 및 관계를 암컷과 수컷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차원에서 출발하여 문화적인 측면까지 분석한다. 성차(性差)의 상대성을 보여주고,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기존의 담론들을 비판한다.
제9장 타자들의 성-동화와 배제의 변증법 : 동성애와 이성애 문제 등 성정체성과 관련된 논의들을 소개하고, 성이 어째서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었는지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제10장 섹시한 몸? : 몸과 마음의 전통적 이분법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육체에 대한 철학적 . 사회학적 . 미학적 논의들을 다룬다. 에로티시즘의 숨겨진 의미를 고찰하고, 육체의 생리적 기능을 설명하는 데 치중하는 현대 성의학의 담론들을 재검토한다.
제11장 사랑이라는 모호한 기호 : ‘사랑’이라는 담론의 실상을 파헤친다. 역사적 분석과 사례 연구를 통해 ‘사랑’이 단순한 심리적 감정을 넘어서서 정치적 . 사회적 담론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아울러 사랑의 유형학을 소개하고 사랑에 대한 자기성찰을 유도한다.
제12장 무의식이라는 괴물 : 프로이트 이론을 중심으로 성과 무의식의 관계를 살펴보고, 무의식에 관한 논의가 ‘섹스’에 대한 인문학적 담론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제13장 욕망과 금기의 변증법 : 이른바 ‘원초적 본능’에 대한 담론들을 비판하면서, 욕망과 금기의 상호연관을 통해 성욕이 만들어지는 문화적 . 사회적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더불어 병든 욕망 또는 비정상적인 욕망들, 성범죄 등에 관하여 고찰한다.
제14장 지배와 이데올로기 : 섹스가 정치적 . 사회학적 의미를 갖게 되는 맥락, 성이 통제의 대상이 되는 맥락을 고찰한다. 남근(男根)숭배에서 시작된 남성 지배의 역사와 가부장제 전반에 걸친 남근중심주의를 분석하고, 각종 문화 형식과 포르노에까지 스며든 성의 정치적 . 사회적 의미를 해부한다.
에필로그 새로운 성을 위하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애나 결혼은 개인의 문제인데 뭘 그렇게 거창하게 얘기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애나 결혼은 사적인 것이고, 그 바탕은 개인들의 순수한 감정이라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순진하기 짝이 없는 망상이다. 사람들의 생각처럼 연애나 결혼이 단지 사적 문제일 뿐이라면, 왜 사회 전체가 이에 대해 그토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사자가 아닌 타인들이 남들의 ‘사랑 놀음’에 끝없이 개입하는 걸까? 왜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사랑의 모델을 만들어놓고, 때로는 그 모델을 모두에게 강요하는 걸까? 또 남녀의 성 차별이나 매춘,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는 결혼 등과 같이 공식적인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다른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허구적인 ‘낭만적 사랑’의 이념적 모델 속에 안주하는 것만으로는 아마 이 모순을 영원히 해명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 더 나은 사랑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모델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pp.306~307)
인간의 성의 특수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러 가지 규제와 규칙들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애초 나름대로의 합리적 근거와 실용적 목적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들은 서서히 우리의 의식과 실천을 옥죄는 신화로 성장한다. 신화는 단순한 실용적 규칙에 머무는 게 아니라, 그러한 규칙을 영원불변의 진리, 신비하고 오묘한 이치로 만들기 위하여 갖가지 변형을 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의 한 왕조 때부터 널리 퍼진 도교적 성 관념들 속에서 이러한 사고의 전형을 볼 수 있으며, 인도의 밀교에서도 이와 유사한 ‘성적 신비주의’가 발견된다. 따라서 이제 인간은 굳건한 관념의 성채 속에서 성을 이해하고 또 실천한다. 이론과 실천을 지배하는 이 거대하고 낡은 체계야말로 자연적 본성 또는 객관적 사실의 이름으로 포장된 하나의 신비이며, 이런 의미에서 이제 인간에게 성이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신화가 된다.(pp.131~132)
그 바에서 정말 뜻밖에도 나는 어떤 동성애자로부터 즉석에서 성적 구애를 받았다. 점잖게 거절하기는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무척 당혹했고 또 혼란스러웠으며, 엄청난 긴장과 약간의 불안마저 느껴졌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오던 동성애의 문제가 내 육체와 욕망과 실천의 문제로 다가오자, 내가 견지해왔던 합리적 태도와 판단들이 잠시나마 무력해지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그때 나는 성적 취향과 관련된 성 정체성의 문제가 단순히 논리적인 옳고 그름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성과 관련된 모든 것이 그렇듯 동성애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과 태도 또한 일상적인 실천과 그로 인해 형성된 심성의 문제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