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2

남자가 살며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춤추는 자태가 슬픔과 무기력함, 여인의 고독과 괴로움을 호소했다. 공자는 그녀의 걸음걸음이 다 정의 표현이고,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고백임을 알았다. 그는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몸이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그는 다만 아름다운 옥을, 그 순결함과 완전무결함을 그리고 있었다. 속으로 그녀가 그런 옥이길 바랐지만 그녀는 다만 여자, 그것도 성욕의 만족을 갈망하는 여자일 뿐이었다.
그녀가 공자의 마음을 눈치채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요. 두려운 거로군요. 당신은 겁쟁이예요."
공자가 허허 웃었다.
"협곡 맹회에서 생사의 문턱에 이르러서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더러움에 물드는 건 두려워하잖아요. 깨끗이 처신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건 너무 인간미가 없어요. 당신 제자들이 왜 당신을 따르는지 모르겠어요. 인간미도 없는 스승을 따라다녀서 좋을 게 뭐가 있죠?"
공자는 불현듯 노나라 궁궐 성벽 위에 서 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나는 정말 인간미가 없는 사람일까? 안회, 사마우, 자공, 염구 모두가 그 일에 대해 입을 열기를 꺼렸다. 공자도 감히 그 일을 두고 제자들과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는 두려웠다. - 본문 247~24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