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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

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

남재작, 김선교, 김현우, 오형나, 김홍중, 최진규, 김재욱, 김성우, 선우훈, 엄성우, 유정훈, 전방욱, 이두은, 홍종욱, 김택규, 우석영 (지은이),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은이)
서울리뷰오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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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학회/무크/계간지
· ISBN : 9791199403321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9-15

책 소개

《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2025년 가을호)의 특집 주제는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이다. 오늘날 기후, 에너지, 식량 위기라는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각각 다른 위기가 아니다. 특히 AI 기술은 그 위기의 한 요소이자 해법과 혁신의 도구로 여겨진다.
기후위기 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파고드는 네 편의 서평
‘특집 리뷰: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

바둑으로 보는 AI 시대와 빠른 과학의 문제점까지,
폭넓은 질문들에 답하는 ‘리뷰’


《서울리뷰오브북스》 19호(2025년 가을호)의 특집 주제는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이다. 오늘날 기후, 에너지, 식량 위기라는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각각 다른 위기가 아니다. 특히 AI 기술은 그 위기의 한 요소이자 해법과 혁신의 도구로 여겨진다.
책임편집을 맡은 권석준 편집위원은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제시한 경계 지점―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의 상승폭―을 이미 2024년 말에 넘어섰고, (……) 날로 뜨거워지는 지구는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기후는 물론, 식량, 에너지, 더 나아가 일상 생활까지 비가역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처럼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위기는 식량 시스템과 에너지 시스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며, 이는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총체적 위기로 바라보아야 함을 알려 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I 기술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 도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해결 수단인 동시에 위기를 심화시킬 위험도 안고 있다.
권석준은 “기술의 겉모습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기후·에너지·식량의 위기, 그리고 그것이 기술의 진보에 미칠 복잡한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에 《서울리뷰오브북스》의 편집위원들은 특집 주제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을 통해 기후위기의 다양한 면모와 교차점을 살핀다.
네 편의 서평은 각각 ‘식량 시스템의 문제’, ‘AI 기술과 기후의 미래’, ‘에너지의 미래’, ‘감축과 적응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농업과학자 남재작은 방대한 통계와 데이터를 토대로 식량 시스템의 문제를 점검하는 바츨라프 스밀의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를, 에너지공학자 김선교는 디지털 전환과 생태 전환을 연결해 성찰하는 김병권의 『AI와 기후의 미래』를, 탈성장 연구자 김현우는 100% 전기에너지로 전환된 미래를 살펴보는 사울 그리피스의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를, 국제학자 오형나는 감축과 적응을 통해 기후위기를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는 로버트 핀다이크의 『적응하라 기후위기는 멈추지 않는다』를 리뷰한다.

리뷰 코너에서는 각기 다른 문제의식을 담은 책들을 선별해 독자에게 소개한다. 리터리시 연구자 김성우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의 바둑계를 들여다본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를 읽고, AI와 기술 개발이 일으키는 불안감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만화가 선우훈은 근대의 괴물들과 얽힌 사건을 파헤친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을 통해 괴물들이 과학의 탈을 쓰고 우리의 일상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편집위원 유정훈은 다양한 법적 도구들을 소개하는 워드 판즈워스의 『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읽고, 법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염두에 둘 때 극단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 밖에도 이마고 문디 코너에서는 편집위원 김홍중이 헝가리의 영화감독 미클로시 얀초의 시네마를 통해, 과학인류학자 브뤼노 라투르의 초기 사상 속에 담긴 ‘반복’과 ‘부활’의 메타포를 살핀다. 디자인 리뷰 코너에서는 북디자이너 최진규가 《사건으로서의 출판: 열린 과정으로서의 출판물》이라는 전시를 통해서 느꼈던 ‘열린 출판’에 대한 사유를 공유하고, 북&메이커 코너에서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최근에 진행한 ‘21세기 최고의 책’ 선정 과정에 대한 담당자 김재욱의 이야기가 실렸다.

특집 리뷰: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

“2025년 여름은 앞으로 인류가 겪을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 모른다. 아니, 이제는 사계절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질지 모른다. (……) 어쩌면 현시점에서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기술의 겉모습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기후·에너지·식량의 위기, 그리고 그것이 기술의 진보에 미칠 복잡한 상호작용일지도 모른다.”
―권석준, 「편집실에서」 중에서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시스템과 식량 체계 전반을 뒤흔들며 인류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행위와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기후위기를 촉발하는지, 기후위기가 에너지와 식량 문제를 어떻게 악화시키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러한 물음에 답을 모색할 수 있도록, 인상 깊은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농업과학, 에너지공학, 탈성장 연구, 국제정치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은 저마다 다른 책을 읽고 비평하면서도 공통적으로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식량·에너지 체계, 경제 성장, 국제 협력의 틀까지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누군가는 한국적 맥락에서 식량 시스템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기술 낙관론에 치우친 사회에 생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연구자는 탈성장을 배제한 전기화 담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또 다른 학자는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세계 속에서 감축뿐 아니라 적응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논의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식량, 기술과 사회,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사유해야 한다는 공통된 맥락으로 모아진다.

“스밀의 메시지는 한국에도 유효하다. 다만 그 실천 방식은 낮은 자급률, 복잡한 공급망, 그리고 필연적인 식량 외교의 필요성을 고려해 재설계되어야 한다.” 남재작(농업과학자,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은 「숫자로 해부하는 식량 시스템의 모순」에서 바츨라프 스밀의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를 다룬다. 남재작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량 시스템을 해부하는 스밀의 시도를 추적하며, 식량 시스템의 모순과 위험성을 발견한다. 다만, 스밀의 관점을 식량 자급률이 낮은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밝히며, 자급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국가의 시각에서 식량 시스템을 분석한 글이 나오길 기대한다.

“디지털 혁신 담론에 가려졌던 기후·생태 문제를 AI의 폭주 속에서 재조명함으로써, 저자는 기술 만능주의에 근본적 질문과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전환의 메시지를 던진다.” 김선교(에너지공학자)는 「혼탁한 시대, AI 만능론에 균형추를 놓다」에서 김병권의 『AI와 기후의 미래』를 논의하며, AI 기술이 에너지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막대한 전력 소모를 촉진할 수 있다는 양면성을 지적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디지털 기반을 바탕으로 빠른 전환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이, 동시에 에너지 집약적 산업구조와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짚는다. 따라서 한국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 낙관론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과 생태 전환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는 요청만큼 중요한 것은 기후와 에너지의 모든 것을 미래 지향적으로, 동시에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토론하라는 것이다.” 김현우(탈성장과 대안연구소 소장)는 「낙관주의자의 플레이북으로 충분할까」에서 사울 그리피스의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를 살펴보면서, 100% 전기에너지 전환을 통해서만 지구 기온 상승을 조절할 수 있다는 그리피스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샌키 도표 데이터에 주목한다. 그러나 탈성장을 배제하고 성장하는 경제를 추구하는 그리피스의 낙관적인 길에 김현우는 의문을 표한다.

“여러 계산을 통해 제한 가능성이 낮다면 그냥 ‘어쩔 수 없지’라고 체념하는 대신 ‘적응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형나(국제학자, 경희대학교 교수)는 「기후재앙에 대비해 감축하고 적응하라」에서 로버트 핀다이크의 『적응하라 기후위기는 끝나지 않는다』를 통해, 인류는 기후위기가 미치는 영향이나 기후변화의 방향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기후 대책을 방해하는 요인임을 밝힌다. 나아가, 불확실성 속에서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것에만 투자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적응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다채로운 질문을 톺아보는 책들을 소개한다. 리터리시 연구자 김성우는 소설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를 살펴보며, 다가오는 AI 시대를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사유를 소개한다. 만화가 선우훈은 SF 작가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을 읽고, 괴물에는 당대 사람들의 두려움과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고 말하며, 미래의 괴물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윤리학자 엄성우는 최훈의 『개와 고양이의 윤리학』을 통해 개와 고양이를 대하는 인간의 모순된 윤리를 짚어낸다. 본지 편집위원이자 변호사인 유정훈은 워드 판즈워스의 『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통해, 다양한 법적 사고 도구를 소개하고 법적인 사고가 왜 필요한지 설명한다. 생물학자 전방욱은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을 읽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선택지로서 느린 과학을 소개한다. 중문학자 이두은은 에마누엘라 코치아의 『메타모르포시스』에서 말하는 ‘메타모르포시스’의 개념을 통해 탄생과 죽음의 정의를 비틀고, 나아가 가정(家庭)의 패러다임에 갇힌 생태를 끝없이 유랑하는 행성으로 사유하고자 한다. 역사학자 홍종욱은 심지연의 『장덕수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반공 민주주의의 숨은 설계자 장덕수를 재조명할 것을 제안한다.

“나는 인간이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가치의 핵심에 ‘탁월하지 않아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기’가 있다고 믿는다.” 김성우(리터리시 연구자)는 「인공지능의 유토피아, 인간의 디스토피아」에서 소설가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를 다룬다. 김성우는 알파고 대국 이후 급변한 바둑계의 풍경과 저자의 문제의식을 흥미롭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바둑과 문학과 같이 사뭇 다른 특성을 가진 영역 간 비교가 다소 느슨하다는 점, ‘가치가 이끄는 기술’에 대한 대안의 제시에 있어 지나친 단순화가 엿보인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나의 일부가 괴물이라는 것을 우리가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미래에 도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선우훈(만화가)는 「현대 인간 고백록」에서 SF 작가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을 소개한다. 선우훈은 근대의 괴물들이 과학의 발달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 근거를 생존 전략으로 삼으며 우리 곁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이제 괴물이 미지의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었으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인간 존재 자체가 괴물의 한 단면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개는 우리의 친구인 동시에 식재료가 될 수 있는가? ‘집사’들은 정말로 고양이의 자유를 지켜 주고 있는가?” 엄성우(윤리학자, 서울대학교 부교수)는 「개와 고양이, 그들은 누구인가」에서 『개와 고양이의 윤리학』을 다룬다. 반려 인구 1,500만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개와 고양이를 통해 길들여진 동물의 윤리를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책”이라고 평가하며, “인간-동물 관계의 구조적 불균형에 주목해 그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데 필요한 철학적 상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법적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런 양극단의 주장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전보다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정훈(본지 편집위원, 변호사)은 「법은 어떻게 생각하고 사람은 어떻게 반응하는가」에서 워드 판즈워스의 『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읽는다. 유정훈은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법적 사고 도구에 담긴 법경제학적 사유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를 통해 법의 핵심이 특정 행동을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행위가 유발하는 대가를 인지하도록 하고 대안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며, 극단적인 사고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짚는다.

“느린 과학은 결국 과학이 다른 집단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는지를 묻는 민주적 실천의 제안이다.” 전방욱(생물학자)은 「빠른 과학 실천에 대한 숙의」에서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을 소개한다. 전방욱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선택지로 제시되는 느린 과학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에 책임을 지며, “이해당사자인 대중의 질문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언제나 진행 중인 여정이며, 그 속에서 모든 존재는 살아 있는 ‘고치’이자 행성이다.” 이두은(중문학자)는 「메타모르포시스적으로 사유하기」에서 에마누엘레 코치아의 『메타모르포시스』를 소개한다. 코치아가 말하는 메타모르포시스란, 생명체가 끊임없이 다른 몸과 형식을 빌려 자신을 이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탄생과 죽음 개념을 뒤흔들고, 나아가 “가정(家庭)의 패러다임”에서 생태를 해방해 행성학으로서의 생태를 꿈꾼다. 이두은은 이러한 코치아의 사유를 따라 읽으며 그 속에서 고대 중국의 사상가인 ‘장자’를 발견한다.

“장덕수의 이념과 실천은 식민지에서 정치는 가능한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홍종욱(역사학자)은 「식민지 정치의 (불)가능성」에서 심지연의 『장덕수 연구』를 톺아본다. 홍종욱은 독립운동과 친일을 넘나들었던 장덕수의 생애를 여러 방면으로 살피며, 그가 “반공 민주주의의 숨은 설계자”였음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도입에 장덕수의 기여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김구와 이승만에만 주목하는 대중에게 그 못지않은 새로운 인물이 있었음을 알려 준다.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민중은 진다. 그러나, 〈붉은 시편〉이 그리는 권력은 저 약한 민중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다. 민중은 기원을 알 수 없는 활기, 명랑성, 욕망과 아름다움으로, 춤과 노래로 권력과 맞선다. 맞섬 그 자체는 계속 이어진다. 민중은 부활의 존재다.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이마고 문디 코너에서는 김홍중(본지 편집위원, 사회학자)의 「극장의 라투르〉」가 실린다. 과학인류학자 브뤼노 라투르는 박사학위에서 헝가리 영화감독 미클로시 얀초의 〈붉은 시편〉을 다룬다. 이에 김홍중은 미클로시 얀초의 시네마를 살펴봄으로써, 라투르주의자에게 익숙한 ‘행위자’나 ‘네트워크’를 말하는 과학인류학자의 모습이 아니라, ‘부활’과 ‘반복’을 그리는 젊은 신학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나아가, 김홍중은 이러한 ‘부활’과 ‘반복’의 메타포가 라투르의 젊은 시절에만 머물지 않고, 그의 말년의 사상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짚는다.

디자인 리뷰

“접혔다 펼쳐졌다 하는 주름들 속에서 모험이 창발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책은 언어를 담은 수동적인 그릇이라기보다 살아 있는 능동적인 환경이다.”


이번 디자인 리뷰는 북디자이너 최진규가 쓴 「나만의 모험을 선택하세요」이다. 최진규는 그래픽 디자이너 권수진의 전시 《사건으로서의 출판: 열린 과정으로서의 출판물》을 보고 느낀 감상을 전시물 중 하나인 『북체인』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그는 책이 언어를 내장한 그릇이 아니라, 그 자체로 능동적인 환경일 수 있다며, 접혔다 펼쳐지는 주름들 속에서 모험이 창발함을 보여 준다.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물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창발하는 출판물일 수 있음을 상기하며, 열린 출판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북&메이커: 출판의 낭만과 일상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책의 목록이
더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그 안을 헤맬 수 있기를.”


북&메이커에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근무하는 김재욱의 「정전의 리스트 사이에서 길 읽기」가 실렸다. 김재욱은 이 글을 통해 알라딘에서 진행한 ‘21세기 최고의 책’의 선정 과정과 소감을 공유한다. 총 106명의 설문 대상자가 추천한 809권의 리스트에는 계엄에 대한 불안을 포함한 우리 사회를 향한 염려와 성찰로 가득하다. 김재욱은 그 미로 같은 리스트에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헤매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큰 미로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헤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는 『아Q정전』, 『나 제왕의 생애』, 『책물고기』 등 다양한 중국 도서를 번역한 김택규와 생태철학자이자 작가인 우석영의 에세이가 실렸다.

김택규는 「중국 문학과 타이완 문학」에서 1950년대 이후의 중문학에서 중국 문학과 타이완 문학이 구분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오늘날 한국에서 중국 문학보다 타이완 문학이 더 큰 반향을 얻는 현실을 짚으며, 그 배경에 얽힌 정치적·문화적 민감성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우석영의 「생태 문명 고전, 『삼국유사』」에서는 『삼국유사』를 완전히 다른 시각, 즉, 생태와 공존할 수 있는 문명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삼국유사』를 생태학의 시선으로 읽는 시도는 낯설지만, 우석영은 그 안의 설화와 전승을 통해 오늘날의 기후위기를 비추어 본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묻는 이 해석은, 『삼국유사』를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문명을 모색하는 텍스트로 되살린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20년 12월 0호로 출발하여 2025년 봄, 창간 4주년에 이른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8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를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물리학, 생물학, 법조, 북디자인, 미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8인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목차

편집실에서 ∥ 권석준

특집 리뷰: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
숫자로 해부하는 식량 시스템의 모습 ·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 남재작
혼탁한 시대, AI 만능론에 균형추를 놓다 · 『AI와 기후의 미래』 ∥ 김선교
낙관주의자의 플레이북으로 충분할까 ·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 김현우
기후재앙에 대비해 감축하고 적응하라 · 『적응하라 기후위기는 멈추지 않는다』 ∥ 오형나

이마고 문디
극장의 라투르∥ 김홍중

디자인 리뷰
나만의 모험을 선택하세요 ∥ 최진규

북&메이커
정전의 리스트 사이에서 길 잃기 ∥ 김재욱

리뷰
인공지능의 유토피아, 인간의 디스토피아 · 『먼저 온 미래』 ∥ 김성우
현대 인간 고백록 · 『근대 괴물 사기극』 ∥ 선우훈
개와 고양이, 그들은 누구인가 · 『개와 고양이의 윤리학』 ∥ 엄성우
법은 어떻게 생각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 『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유정훈
빠른 과학 실천에 대한 숙의 ·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 전방욱
메타모르포시스적으로 사유하기 · 『메타모르포시스』 ∥ 이두은
식민지 정치의 (불)가능성 · 『장덕수 연구』 ∥ 홍종욱

문학
중국 문학과 타이완 문학 ∥ 김택규
생태 문명 고전, 『삼국유사』∥ 우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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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꽂이

저자소개

김현우 (옮긴이)    정보 더보기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 소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진보신당 정책연구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안토니오 그람시』, 『정의로운 전환』, 옮긴 책으로 『녹색 노동조합은 가능하다』, 『GDP의 정치학』, 『적을수록 풍요롭다』(공역),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공역), 『심층적응』(공역), 『미래는 탈성장』(공역), 『블루 뉴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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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릉원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직을 퇴임 후 신유물론, 그중에서도 이자벨 스탱게르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수유너머와 신유물론연구회 등에서 스탱게르스의 『코스모폴리틱스(Cosmopolitics)』, 『근대과학의 탄생(!e Invention of Modern Science)』, 『과학과 권력(Sciences et Pouvoir)』 등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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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중국 현대문학 박사이자 전문 번역가. 중국 현대소설 시리즈 ‘묘보설림’을 기획한 바 있고, 『논어를 읽다』 를 포함해 양자오의 중국 고전 강의 시리즈 대부분을 번역했다. 『번역가 되는 법』과 『번역가 K가 사는 법』을 썼고, 『아Q정전』, 『나 제왕의 생애』, 『책물고기』 등의 문학 작품을 비롯한 6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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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중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전공은 사회 이론, 문학/예술 사회학, 미래 사회학이다. 저서로는 『마음의 사회학』, 『사회학적 파상력』, 『은둔기계』, 『서바이벌리스트 모더니티』,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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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철학자. 작가. 배곳 산현재(傘玄齋), 한신대 생태문명원,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생명학연구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구철학, 우주론, 범심론, 생태×돌봄 사회, 포스트휴먼 예술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 미술관』, 『철학이 있는 도시』, 『낱말의 우주』, 『기후 돌봄』(공저, 엮음), 『기후위기행동사전』(공저), 『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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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작 (지은이)    정보 더보기
농업과학자.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 경북대학교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립농업과학원 및 농업기술진흥원에서 근무했다. 유튜브 ‘농업지식채널 짓다’를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식량위기 대한민국』, 『기후대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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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 연세대학교에서 철학 학사와 석사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받고 듀크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생명윤리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윤리학과 응용윤리(특히 생명윤리)이며 교내외에서 다양한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국제생명윤리협회에서 주관하는 제15회 세계생명윤리학술대회에서 〈Vices in Autonomous Paternalism(자율적 간섭주의의 부덕함)〉이 아시아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었고, 2022년 한국분석철학회에서 〈What is a Relational Virtue?(관계적 미덕이란 무엇인가)〉가 모하 분석철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주요 논문으로 〈Trustfulness as a Risky Virtue(위험한 덕목으로서의 신뢰심)〉(2024), 〈Honesty: Respect for the Right Not to be Deceived(정직: 속지 않을 권리에 대한 존중)〉(2023), 〈Gratitude for Being(존재에 대한 감사)〉(2020), 〈Modesty as an Executive Virtue(실행적 덕목으로서의 겸손)〉(2019) 등이 있다. 그동안 논문을 통해 선보여왔던 윤리학의 주제를 종합하여 쉽게 풀어낸 이 책은 동종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중교양서이자 저자의 첫 번째 단독 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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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일 한국대사관 전문조사원, 도시샤대학 전임강사·준교수를 거쳐 2015년부터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戦時期朝鮮の転向者たち―帝国/植民地の統合と亀裂』(有志舎, 2011), 『가지무라 히데키의 내재적 발전론을 다시 읽는다』(공저, 아연출판부, 2014), 『일제의 사상통제와 전향 정책』(동북아역사재단, 2024) 등의 저서가 있고, 역서로는 『세계사의 해체』(공역, 사카이 나오키 외 저, 역사비평사, 2009), 『한국 근대의 역사민족지』(공역, 이타가키 류타 저, 혜안, 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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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훈 (지은이)    정보 더보기
만화가. 만화 평론가와 현대미술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데미지 오버 타임』, 『나의 살던 고향은』, 『정읍: 샘골 이야기』, 『세상을 바꾼 노래들』 등의 만화를 그렸다. 만화 비평 웹진 《유어마나》 편집장을 지냈고, 만화 비평 팟캐스트 〈주간웹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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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교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양대학교에서 공학 학사를,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전력공사 경제경영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국가과학기술 정책 기획 및 평가, 탄소중립/기후 관련 기술 R&D 기획 및 평가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글과 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로 바꾸는 세상』(2019)을 함께 썼고, 『에너지 전환 전력산업의 미래』(2018), 『그리드』(2021),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2025)를 함께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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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나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기후재난과 지속 가능 발전, 개발 금융, 전환 금융 등을 주제로 세계은행이나 코넬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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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와 베이징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공부했으며, 현재는 전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강사로 있다. 제1회 우주리뷰상 우수상과 제19회 쿨투라 영화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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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여러 해를 보냈다. 전망은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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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은이)    정보 더보기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2021년 3월 창간한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학,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공학, 생물학, 법조, 북디자인, 미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7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아 함께 만든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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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025년 여름은 앞으로 인류가 겪을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 모른다. 아니, 이제는 사계절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질지 모른다. (……) 현시점에서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기술의 겉모습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기후·에너지·식량의 위기, 그리고 그것이 기술의 진보에 미칠 복잡한 상호작용일지도 모른다.
―권석준 「편집실에서」


과잉된 기술 환상 대신 이미 입증된 실천을 통해 문제를 풀라는 스밀의 메시지는 한국에도 유효하다. 다만 그 실천 방식은 낮은 자급률, 복잡한 공급망, 그리고 필연적인 식량 외교의 필요성을 고려해 재설계되어야 한다. 언젠가 자급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국가의 시각에서 미래 식량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스밀의 데이터를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우리만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재작, 「숫자로 해부하는 식량 시스템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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