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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425996
· 쪽수 : 291쪽
책 소개
목차
1부 : 그 때 그 순간을 그리며
Ⅰ. 부족하지만 넉넉했던 어린시절
아버지
고향집
칼국수
웃음
선택
Ⅱ. 사관생도라는 신분
휴식의 의미
하계군사훈련
천주교 부장생도
준비된 마무리
명예와 양심
하나님의 뜻
Ⅲ. 멧돼지라 불렸던 시절
영천을 정리하며
군인의 추석
평가의 열매
중대장의 기도
인연
전속부관
Ⅳ. 철들어가는 장교
부하를 잃는다는 것
훈련같은 휴가
장고(長考)
진정한 장군의 모습
동해안 연대장
군대교육
바보
마지막 행군
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2부 : 못다한 이야기
Ⅰ. 인재 양성과 강군 육성
명품장교 이렇게 만들자
교육의 첫 단추를 잘 끼우자!
고품격 군사전문가를 양성하자!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평가하자!
인재 선발
왜 교육사령부에 전문 인재가 있어야 하는가?
국외연수는 이렇게
Ⅱ. 강한 전사가 강한 군대를 만든다
유격훈련 다시 만든다
기초가 튼튼한 강한 전사 만들기!
정신교육
희망설계 프로젝트
건강한 정신, 상담으로 돕는다!
리더 양성의 요람
Ⅲ. 창의적인 사고로 미래 전장환경에 대비하자
우리는 국가방위의 중심군이다!
나의 미래도 실험 가능할까?
스페셜포스 게임으로 미래 전투원 양성?
디지털 세상에서 한판 붙자!
IT 강군
교리·교범의 디지털화
유비쿼터스로 가는 전자도서관
공지합동작전
미래의 한국전쟁
Ⅳ. 발상의 전환으로 선진국방건설의 주역이 되자
시지프스보다는 오디세이가 되라!
3가지 제언
생각을 바꾸면 군수물자와 장비도 춤을 춘다
함께하면 큰 힘이 됩니다
일석이조(一石二鳥)
명품 무기체계 개발은 이렇게
교리 연구에 예비역 전문지식을 활용해야
군사문화선진화를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
외국출장을 통해 본 군(軍) 문화제도
군인 가족 복지여건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군인과 정치
맺음말:시대의 사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께서는 청주 한씨 가문의 참의공파 29대손으로 1903년 10월 보름에 태어나셨다. 7대조부터 철원평야 지역에서 일가를 이루어 약 500여 년간 정착하여 살다보니 풍요롭지는 않았으나, 그럭저럭 잘 사는 편이었다.
그러나 1948년 말 김일성 정권이 쳐들어오면서 숙청대상이 되셨다. 아버지께서는 보위부로 출두하라는 지시를 받고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집안 식구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놓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의논을 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지금까지 불려간 사람 중에 돌아온 사람이 있냐? 어디 가 있는지 알기냐 하느냐? 아무도 안 오고, 어디가 있는지도 모르고 결국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월남해라.” 하셨다.
김화에서 영평천까지 50km 정도였는데, 그날밤 아버지께서는 그 3?8선까지 야밤에 넘어가셨고, 어머니께서는 누나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보위부로 출두하지 않자 집으로 쳐들어와 바로 그 자리에서 집 가산을 전부 몰수하고 집에 일하는 머슴들에게 땅 문서부터 옷장까지 다 나누어 주었다.
결국 우리 가족은 모두 쫓겨나게 되었지만 다행히 살면서 인심을 잃지 않아서, 머슴살이 하던 사람이 창고에 살도록 해주어 그 곳에서 1년 정도 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이미 월남하시고, 1949년에 누나가 영양실조로 죽게 되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이제 살만큼 살았다 하시며 어머니도 남으로 내려가라고 하셔서, 결국 월남하시게 되었다. 나는 1952년 피난 중에 경상남도 밀양의 피난민 텐트촌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이 끝나자 고향은 남쪽 땅이 되어 비무장지대 안에 포함되었다. 결국 고향 근처에 자리를 잡아 정착한 곳이 김화군 서면 와수리 대득봉 아래 판자촌이었다. 앞산에서 벌목한 나무로 직접 집을 짓고, 가진 것은 없었지만 열심히 살아가셨다.
그 때 마을에는 농협이 만들어졌고 아버지께서는 초대김화농협협동조합장을 하시게 되었다. 이제 밥 좀 먹고 살게 되었나보다 하는데, 김화군과 철원군이 전부 남북이 나뉘어 면적이 작은 김화군이 결국 철원으로 통합하게 되어 김화군이 사라졌다. 아버지는 실업자가 되셨다.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말도 못할 만큼 고생한 기억이 난다. 지금 못사는 나라의 난민들을 보면 어린애들 배가 올챙이처럼 튀어나온 것을 보게 되는데 딱 내 모습 같았다.
하지만 매섭고 혹독한 겨울 날씨와 부족한 양식 때문에 처자식들을 제대로 배불리 먹이지는 못했지만, 사람이 해야 할 도리가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하고 깨닫도록 하셨다. 아버지 스스로도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자식들에게 추하거나 비굴한 모습은 한 번도 보이지 않으신 부끄러움 없는 당당한 삶이셨다. 지금 이 순간 아무리 아버님의 험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생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