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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1684508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08-08-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시 앞을 향하는 유키를 불러 세울 수도 없었다. 가슴이 조여온다.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 시라이시 선생님 앞에서 울 때도, 이런 감정이 덮쳐왔을까. 잘 모르겠다.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서른아홉의 어른은 열두 살 아이처럼 우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는 없다.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315쪽
“……1개월입니까?”
“솔직히 말하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긴 하지만 말이야, 인수인계 문제도 있을 테니까. 회사로서도 거기까지는 양보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부장은 빠르게 지껄이더니, 기운이 빠진 가쓰야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장어 도시락을 긁어 먹었다. 마지막 한마디는 괜히 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젓가락 움직임이 묘하게 바빴다.
가쓰야는 내용물이 반 이상 남은 장어 도시락의 뚜껑을 덮었다. 간구이도 한 꼬치는 손도 대지 않았지만, 더 이상 먹을 마음이 사라졌다. 현실은 장어 간보다 훨씬 쓰다. -131~ 132쪽
과일 향이 나는 지우개, 샤프펜슬, 심을 끼워서 교환하는 36색 색연필……. 학교에서 인기 있는 것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공부를 놀이로 하고 싶지 않았다. 혹독하고 괴로워야 공부라고, 그런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없다고 줄곧 생각했었다.
개미와 베짱이라면 개미. 토끼와 거북이라면 거북이. 노력을 하면 반드시 보답받고, 놀면 반드시 나중에 쓴맛을 본다. 그렇게 믿던 시절의 추억의 물건과 이제 곧 26년 만에 재회한다.
보고 싶지 않다. 언젠가 타임캡슐을 개봉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언젠가’가 정말로 멀었었다. ‘언젠가’가 ‘지금’이 되고 나니 그리움보다도 무서움 쪽이 강하다. -4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