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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1706279
· 쪽수 : 157쪽
· 출판일 : 2013-12-12
책 소개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청개구리 10
가을소리 12
작은추석 14
석류 16
씨박거미 18
애동지 20
집알이 22
절이 싫다 떠나면 24
모래기재 26
도리도리 짝짜꿍 28
뭐해 놨어 30
풍경 32
잠 좀 자자 34
중복 36
나랏말싸미 38
진리 40
죽창 이후 42
찬이슬 무서리 44
어디까지 왔나 46
그런 소리 말어 48
여보게 안 그런가 50
아닌 게 아니라 52
실업일기ㆍ풍전池에서 54
실업일기ㆍ목련 56
실업일기ㆍ보았니 58
실업일기ㆍ5월 1일 60
실업일기ㆍ어머니 62
실업일기ㆍ사랑노래 64
실업일기ㆍ세리 팍 66
실업일기ㆍ불내나는 생일 68
실업일기ㆍ凡鳥 70
실업일기ㆍ남은 말복 72
실업일기ㆍ노을 진 세상 74
실업일기ㆍ묻지 마라 76
왕배야덕배야 78
이 사람아 80
돈나무 82
아침식후 저녁식후 취침전 84
청설모야 청설모야 86
통일호 88
얼룩동사리 90
마흔 92
고드름 94
줄을 선다 96
산방문답 98
안떼나를 세운다 100
어항청소 하는 날 102
금수강산 104
비 갠 아침 106
문자 1 108
약수터 110
문자 2 112
입추 114
늦더위 116
진리 이후 118
고향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120
한로 122
청둥호박 124
등셍이별 126
갈비탕농사 128
봄눈 130
ㅣ발 문ㅣ 신현두 133
ㅣ해 설ㅣ 한민자 141
저자소개
책속에서
실업일기
-노을 진 세상
초들초들 고춧대
시든 잎새
쭈그렁 희나리
타라
그을린 얼굴
철매 냇내
활활 타올라라
검은 재티 에도는
노을 진 세상
짚직이 갈아엎으마
잘 가라
용구새 꼭대기
홍시처럼 울지 말고
훨훨 날아가라
* * *
초들초들 (조선어) 나무나 풀잎이 시들면서 마르는 모양
희나리 상한 상태로 말라서 희끗희끗 얼룩이 진 고추
철매 연기와 그을음
냇내 연기의 냄새
재티 불에 탄 재의 티끌
에도는 곧바로 나아가지 않고 멀리 빙빙 도는
짚직이 조금 깊숙하게
아침식후 저녁식후 취침전
동짓달 문풍지소리에 말렛바닥 올라서는 열 발가락이 오므라든다 어머니는 오룡골 교회 가셨나 전기장판 코드는 농바위 칡넝쿨 뻗듯 널브러지고 웁목에 벗어놓은 옷가지 시래기처럼 수둑하다 점점점 파리똥 형광등 아래 꼬드러진 걸레를 들추니 구겨진 자릿내 시계 발자국 썰썰 핑긴다 아룹목 밤잔물은 못고지 파리채만큼이나 심심한데 요강 속 머리카락 털오리 는실난실 노생지몽이다 어느새 테레비 옆댕이를 차지한 게발선인장 뻘건 갓난쟁이 안고 한오메마냥 히죽이 웃는다
아침 식후 저녁 식후 취침 전 아침식후 저녁식후 취침전 봉지봉지 약봉지 언제까지 드실 수 있을까 시렁 눈 부채 손이 달력 한 장 뜯어 들고 부엌 문지방을 밟는다 못꼬쟁이 그림자 어른거리는 구락젱이 더듬더듬 군불을 피운다 괭이발짝 노릇노릇하던 소당 사르랑 밀면 뜨뜻한 숭님 양재기 콩눙갱이 한 사발 들어있을까 연탄재 넉 장 담아 쪽문을 나선다 누렁이놈 왕왕 흰목 젖히는 북쪽 하늘 삐걱삐걱 가슴 시린 기러기 떼 역마살 팔자 까치밥꼭지를 넘는다 으스스 등바람 인다
* * *
말렛바닥 마룻바닥
오룡골(五龍谷) 용이 살았다는 샘이 다섯 개 있는 산후리 2구 3반
농바위(農岩) 산후리 2구 2반 허구렝이 근처 산에 있는 바위
웁목 아궁이로부터 먼 쪽의 방바닥
자릿내 오래도록 빨지 않은 빨랫감에서 나는 쉰 냄새
핑긴다 흩어진다
아룹목 아궁이 쪽의 방바닥
밤잔물 밤을 지낸 자리끼
못고지 무엇을 걸게 하려고 벽에 못을 박아 놓은 자리
는실난실 야릇하고 상스럽게 구는 모양
노생지몽(盧生之夢) 인생 영화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
한오메 정신에 이상이 생겨 떠돌며 구걸하는 여자
시렁 눈 부채 손 뜻과 마음은 간절하나 능력이 없어 무엇을 하지 못하는
못꼬쟁이 못
구락젱이 아궁이
군불 필요 없이 때는 불
소당 솥뚜껑
콩눙갱이 콩누룽지
흰목 자신이 있다고 목을 빼며 힘을 뽐냄
역마살(驛馬煞)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떠돌아다녀야 하는 액운
등바람 가난한 사람의 등이 시린 찬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