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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733428
· 쪽수 : 257쪽
· 출판일 : 2017-04-07
책 소개
목차
1부 사랑의 무게
2부 삶의 사계
3부 허드슨 강은 흐른다
4부 모네의 마을
5부 문학의 숲
작품해설 : 보며 느끼며 생각하며 사는 행복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트리에가 있는 흰색 건물 앞을 지날 때였다.
전시되어 있는 몇 개의 크로키 그림을 보며 걸음을 멈추었다. 투명한 햇살을 보듯 부드러운 선의 흐름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여체의 누드 스케치였다. 큰 유리문을 열고 화실을 찾아 들어갔다.
모델이 있는 누드 크로키 시간이었다. 회원들은 이젤에 놓인 하얀 데생지 위에 선을 이어가며 빠르게 그리고 있다. (‘선Line의 유혹’ 중에서)
“하무니~ 눈이 와요.”
“어머! 정말 눈이 내리네. 예쁘다.”
“아가야. 눈이 어떻게 내려요?”
“하무니~ 하무니~ 이렇게 내려요.”
아기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을 펴고 손가락 하나하나를 곰지곰지 움직이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마치 눈이 내리는 모습처럼 꼭 닮았다. 작은 손가락을 들어 표현하는 아기가 눈처럼 예쁘다.
살금살금 조용히 내리는 눈의 모습을 어쩌면 저렇게도 잘 표현할까.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하무니는 자꾸만 수없이 물어본다. (‘눈 내리는 겨울 풍경’ 중에서)
세느강의 <미라보 다리>를 거닐며 물같이 흘러가는 세월, 그리고 그 흐름을 막을 길 없는 인간, 그 속에서 자신을 붙잡고 자신을 나타내고 자신을 생각하는 인간의 유한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사색의 뒤안길에 숨겨진 강물을 연상하며 자신의 삶을 확인해 보듯 끊임없이 흐르는 물살을 굽어보았다. 삶은 물의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
귀국 얼마 후, 퐁데자르 다리의 난간 일부가 자물쇠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열쇠를 채운 그들의 사랑도 함께 무너졌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무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