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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198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09-04-28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각자 / 봄산 / 물들어간다는 것은 / 낙화 유감 / 어처구니 사랑 / 무위 / 촉촉함에 대하여 / 사하촌에 얽힌 이야기 / 그대에게 가는 길 / 가을 산사에서 / 일생 / 초심 / 도를 묻다 / 제자리의 힘 / 배
제2부
꽃부터 피고 보자 / 늦은 봄 / 주암댐에서 / 나에게 따귀를 맞다 / 당당한 배후 / 칡넝쿨이 일어서는 법 / 헛꽃 / 사랑과 집착 사이 / 이 시대의 무정란 / 해전에 지은 죄 / 파종 / 택배 / 점심을 먹다 / 벌레 / 탱자나무울타리
제3부
그냥이라는 말 / 공공의 적 / 부레옥잠 / 불발탄 / 달맞이꽃 / 초봄 / 빈 배 / 觀心 / 다시 피는 꽃을 위하여 / 갈대 / 입춘 / 순한 가시 / 생매장 / 산
제4부
나를 찾아서 / 문득 / 안심법문 / 너무 어린 날 / 한 마리 소가 / 우울 한 켤레가 겨울을 건넌다 / 분재장미 / 생의 거처 / 맨발로 산에 오르며 / 너에게 / 이정표 / 너도바람꽃 / 피아골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 갠 아침 새싹 터지는 봄산은
뜨거운 수컷이다
계곡마다 물줄기 굵기는 다르지만
제 몸에 닿는 뿌리마다 발화점 삼아
초록물 불끈불끈 지피고 싶은 마음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고
화끈하게 피어 있는 봄꽃이 아니더라도
오줌발 굵은 날은 저절로 뜨거워
명분없이 헤어진 것들을 부르고 있다
그렇지, 저 무조건적인 순리 앞에
헤어지지 말자라는 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헤어지자라는 말 또한 무슨 소용이겠는가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고
山수유나무도 무덤 하나 받아
봉분 가장 부드러운 속살에 뿌리를 대고
죽음을 빨아 먹고 있다
죽음을 깊이 받아들일수록
지상으로 솟구치는 숨결들
헤어지자라는 말도
헤어지지 말자라는 말도
봄산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 '봄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