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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235
· 쪽수 : 110쪽
· 출판일 : 2009-08-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역으로 가다/ 내객來客/ 납이다/ 그림자/ 홍탁/ 압화/ 과녁/ 꽃/ 걸음의 배면/ 비창悲槍/ 창漲/ 배의 밑동을 생각하다/ 엉킨 실타래 푸는 법/ 객/ 쥐며느리는 공벌레가 아니라서
제2부
발톱/ 감기/ 꽃피는 용호동/ 사계/ 틀니/ 아카시아 향수/ 극빈/ 트루먼쇼/ 로드킬/ 꽃게/ 유산/ 회전문에서 길을 잃는 사이/ 파랑주의보/ 송시/ 접신/ 얼룩
제3부
호칭/ 소통/ 나비 화석/ 기별/ 장마/ 페르소나/ 소나기/ 폭풍주의보/ 비상구는 바닥 아래 있다/ 봄아/ 폐냉장고/ 아귀/ 이별에게/ 부종/ 내 국적은 층계참/ 취해서 봄인가 싶었다가/ 경계에서/ 계절의 허물/ 잘 가라, 비명들/ 이사/ 큐브
저자소개
책속에서
역으로 가다
부고를 받고 급히 역으로 갔습니다 남은 자리는 역방향 뿐이라 하였습니다 역으로 가는 방향이라니, 나도 이 역에서 그 역으로 가는 길이라 선뜻 얹혀가겠다 하였습니다 역으로 가는 자리에 얹혀가는 몸이라자릿값도 헐었습니다 얹혀간다는 건 스스로 방향을 가늠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서 나는 그많은 역들과 풍경들을 등으로 밀고 갔습니다 얹혀가는 그 방향에는 또 스치고 마는 풍경이란 없어서 보이던 것들이 휙 하고 사라지는 일도 없었습니다 되려 보이지 않던풍경들이 하나씩 나타나 멀리서 산이 되고 있었습니다 얹혀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보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잊혀지는 그 방향을 순방향이라 불러도 될 일인가 하면서, 의자 하나 거꾸로 놓고 앉아 나를 휙 스치고 떠난 사람을 나는, 역逆으로 찾아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