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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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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지은이)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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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잡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총잡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754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18-06-30

책 소개

애지시선 75권. 신단향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누구나 겪는 삶의 무게, 구체적 현실을 무림의 어휘들로 치환하며 이채롭고 개성 있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상록객잔'은 황량한 현대사회의 반영하기도 하고 연민과 격정과 순정, 그리고 시가 한몸으로 불타오르는 연탄불 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목차

제1부
사물함/ 총잡이/ 과녁 ?러시안룰렛/ 우물/ 과녁/ 함경도/ 편도선/ Mr. 밥/ 모래톱이야기/ 싱크홀/ 조용한 가족/ 리모트 컨트롤/ 선풍기/ 酒기도문/ 정사情事/ 환승/ 빚/ 레미콘 트럭

제2부
팅커벨/ 풍선/ 우체국, 간다/ 옆집 그 아가씨/ 선물상자/ 옷들/ 해망동/ 다리미/ 전봇대와 개/ 내셔널지오그래픽/ 13분에서 14분 사이의 권태/ 내셔널지오그래픽/ 쥐/ 폐가/ 폐가/ 폐가/ 독서/ 거미줄

제3부
하얄리아/ 무화과/ 꽃/ 드라마/ 플러그 인/ 환절기/ 노인과 계단/ 소화되다/ 나사렛/ 모퉁이 고물상/ 재래시장/ 단풍나무/ 브런치/ 일요일/ 가을/ 파문

저자소개

이동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2004년 <대구매일신문>과 2008년 <부산일보>에 시와 동시가 각각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첫시집 <조용한 가족>을 출간하여 부산작가상 받은 바 있으며, 2008년 대산창작지원금을 받고, 같은 해 교단문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현재 부산 신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E-mail : ychang23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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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뭇잎 하나 수면에 날아와 박힌 자리에
둥그런 과녁이 생겨난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마다 수면은 기꺼이 물의 중심을 내어준다
물잠자리가 날아와 여린 꽁지로 살짝 건드려도
수면은 기꺼이 목표물이 되어준다
먹구름이 몰려들고 후두둑후두둑
가랑비가 저수지 위로 떨어진다
아무리 많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라도 저수지는
단 한 방울도 과녁의 중심 밖으로 빠뜨리지 않는다
저 물의 포용과 관용을 나무들은
오래 전부터 익혀왔던 것일까
잘린 나무 등걸 위에 앉아본 사람은 비로소 알게 된다
나무속에도 과녁이 있어 그 깊은 심연 속으로
무거운 몸이 영영 가라앉을 것 같은,
나무는 과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에 죽은 듯 서서
줄곧 저수지처럼 수위水位를 올려왔던 것이다
화살처럼 뾰족한 부리의 새들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가 나무 위로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은, 명중시켜야 할 제 과녁이
나무속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작년 빚쟁이를 피해 우리 동네 정씨 아저씨가
화살촉이 되어 저수지의 과녁 속으로 숨어들었다
올해 초 부모의 심한 반대로 이웃마을 총각과
야반도주 했다던 동네 처녀가
축 늘어진 유턴표시 화살표처럼
낚시 바늘에 걸려 올라왔다
얼마나 많은 실패들이 절망을 표적으로 날아가 박혔던가
눈물이 된 것들을 위해
가슴은 또 기꺼이 슬픔의 중심을 내어준다
죽음은 늘 백발백중이다
― 「과녁」 전문


며칠째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권총만 종일 만지작거린다
몸속에 총알이 가득 찰 때마다 몸이 근질거리는 것은
내가 타고난 총잡이이기 때문이다
난사亂射는 하수나 하는 짓이다
나는 화장실 변기통을 향해 권총을 정조준한다
총알에 맞은 물들이 튀어 올랐다가 축 늘어진다
죽은 물은 관을 타고 정화조에 가 묻힌다
정화조는 죽은 물들의 공동묘지이다
며칠째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속상했다
은행에 강도가 침입했으면 좋겠다
나는 종일 텔레비전을 켜놓고 강도를 응원하며,
그가 영원히 잡히지 않기를 신에게 빌 것이다
나나 당신이나 시건장치를 풀 용기가 없는 자이다
사타구니에 총을 차고 수시로 은행문을 드나들겠지만,
총을 한번 폼 나게 제대로 빼어든 적 있는가
텅 빈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며
총알이 박힌 듯 아프게 은행문을 돌아서 나왔던
불쌍한 당신이나 나나,
축 늘어진 총구를 세워 달마다 여자 몸속의
둥근 표적을 향해 무수히 연습사격을 한들,
총알낭비 아니겠는가
― 「총잡이」 전문


어둑해져 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까닭모를 슬픔으로 펑펑 울어본 적 있다면
당신은 지구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 같고 집밖으로 나가기가 두렵고,
사람을 만나기가 무서운 것은 그들과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삶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당신은 다리 위로 향한다
건너갈 세상이 다리의 난간 너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강물 위에 떠 있는 달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신의 고향이 달 너머에 있으니까
잠시 주저하였던 것은 아직 확신이 없었던 거다
달은 깊이를 측정하기 힘든 구멍이다
당신은 달을 통해 이 세상으로 추락한 거다
달이 환한 것은 저 구멍 밖에서 누군가 전등을 켜놓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안부가 궁금하여 누군가 들여다보고 있는 거다
어둡고 구석진 곳에서 당신이 울고 있을 때,
떨리는 어깨 위에 가만히 달빛을 올려놓는다
지구는 저 구멍 속의 세상이므로 당신의 앞날이 캄캄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세상을 훌쩍 떠나기 위해 당신이 동아줄로 둥근 달을 만들어 목에 거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낯선 풍습이다
지구를 떠나기 위해 당신은 보름달을 닮은 둥근 알약을 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도 마음대로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어딘가에 분명 매여 있을 테니까
흐르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아내는 것과
입술을 깨물며 머리를 세차게 가로젓는 것과
두 주먹을 꽉 쥐어 보는 것과
젖은 눈으로도 활짝 웃어 보이는 것은
당신이 가진 초능력들이다
― 「씽크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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