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98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05-01
책 소개
목차
제1부 아무것도 아닌
담쟁이/ 꽃길/ 은혼식銀婚式/ 아무것도 아닌/ 가을/ 인연/ 아시나요/ 마지막 수업/ 겨울강/ 입영入營/ 봉지/ 항구/ 그 사람/ 상경上京/ 퇴직일기/ 하루/ 봄밤/ 탑 1
제2부 청춘가靑春歌
새/ 공주公州/ 청춘가靑春歌/ 두려움에 관한 명상/ 이상한 식물원/ 찬밥/ 시월/ 추야우중秋夜雨中/ 야상곡夜想曲/ 첫사랑/ 반장/ 정중동靜中動
제3부 저녁강
목련/ 이순耳順 1/ 열정/ 편지/ 봄, 경주/ 저녁강2/ 아는 사람/ 이순耳順 2/ 한/ 순례巡禮/ 이름/ 어중간/ 미몽迷夢/ 월정사에서/ 영화가 끝나고/ 별일 없지/ 상강霜降/ 정릉
제4부 좋은 날
좋은 날/ 개밥바라기/ 참회록/ 오월/ 사랑도 명예도/ 이 정도면 됐지/ 낙타/ 나는 시인인가/ 독자讀者/ 둘째/ 청춘은 집이 없었다/ 슬픈 날/ 안개/ 가을, 은행동에서/ 횡재/ 우리도 한때는/ 꽃/ 후회와 걱정은 주머니 속에 든 승차권/ 탑 2/ 입학식
저자소개
책속에서
군대 간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차 속을 정리하는데
과자 빈 봉지가 눈에 든다
아들이 먹고 버린
<오징어 땅콩> 빈 봉지,
차마 버리지 못해
꼬깃꼬깃 딱지를 접어서
안주머니에 넣고 있는
내 꼴이 마치
빈 봉지 같다
― 「봉지」 전문
저 안개가 걷힐 때까지, 그대들은
그 동안 안개가 이루어놓은
신비의 성문城門 앞에서 서성거리게 되겠지만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길고양이 같은,
성문 안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들.
그것들을 막연하게 감싸고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안개여.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의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위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여.
저 안개가 걷힐 때까지, 우리는
도요새에 관한 명상*이 아니라
후배 조모상喪 부의금 액수에 관한 명상 같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해 궁리하고 있겠지.
오,
어쩔 뻔 하였느냐,
저 안개가 아니었다면.
정오의 햇살로도 결코 걷어낼 수 없는,
아무것도 아닌 내 심중心中의 성문을
굳게 지키고 있는 이 무형無形의 안개와
안개 속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여.
* 김원일의 소설
― 「아무것도 아닌」 전문